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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8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4.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정치인이 출마를 선언하는 장소는 그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상징한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도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의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들을 선택했다.
첫 신호탄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쏘아 올렸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모토인 국민 통합을 강조하기 위해 진보·보수 양측 집회 모두가 활발히 열리는 광화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반성과 혁신을 기본으로 국민통합에 적극 나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같은 날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해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 섰다. 유 시장은 "75년 전 맥아더 장군이 이끈 인천상륙작전이 5000분의 1 성공 확률을 뛰어넘어 자유대한민국을 지켰다"며 "거짓과 위선, 선동이 난무한 지금 자유의 가치가 하나하나 무너져 가는 지금 제2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대한민국을 살리겠다"고 이 장소를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인천공항=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을 위한 미국 출장에 앞서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출국하고 있다. 2025.04.09.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을 무대로 삼았다.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에 출국하기 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이는 평소 강조해온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여권을 손에 들고, 검은 백팩을 맨 채로 "나흘이면 대선 경선에 있어 금쪽같은 시간이지만 개인적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며 "무역 전쟁과 트럼프 관세 폭탄으로 우리 경제가 절박하게 대처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개인 유불리에 대한) 고민 없이 담대하게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온라인 공간을 택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미리 녹화해둔 11여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며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고, 실용주의 스타일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그는 영상에서 "위대한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11일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캠프 기조와 인선 콘셉트를 설명하는 비전 발표식도 연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존중하고, (소통관이) 정당 간 협치와 언론 간 소통을 중시 여기는 상징적 장소라는 점에서 소통관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2025.4.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전통적 출마 장소인 국회를 주 무대로 활용한 이들도 있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12·3 비상계엄 발표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에 앞장섰던 결단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는 회견에서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그 고통을 끝까지 함께 나누겠다"며 "그러나 그것은 대한민국의 지향점인 자유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5.04.10.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간 장관직을 수행하며 정치적 의사 표현에 제약이 있었던 만큼 국회를 찾은 것이 의미 있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낙마한 뒤 여의도와 거리를 두고 있었던 점을 고려한 듯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13일 대선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지만, 출마 선언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서울시정의 중심축을 형성해 온 주거·복지 분야의 '약자 동행' 정책을 상징할 수 있는 공간을 물색 중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2017년 대선 때도 캠프를 차렸던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오는 14일 출마 선언을 한다. 대하빌딩은 김대중·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꾸렸던 곳이기도 하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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