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서 배달 업무를 수행 중인 딜리가 B마트 PPC에서 상품을 적재해 배달목적지까지 이동하고 있다./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간 라이더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자율주행 배달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자체 개발 배달 로봇 '딜리(Dilly)'에 라스트마일(목적지 도착 전 최종 단계) 배송 등 배달 라이더 보조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약 143억원의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 2023년 약 32억원에서 4배 이상 증가했다. 딜리 개발에 사용된 비용이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게 주요인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은 R&D(연구·개발) 비용 중 비교적 불확실성이 높은 연구단계에서 사용된 '연구비'는 비용으로 회계처리하고, 일정 요건이 충족된 개발 단계에서 사용된 '개발비'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도록 규정한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개발비 143억원은 기술의 실현 가능성이 확보되고 미래에 경제적 효익을 창출할 방법이 입증되는 등 요건을 충족해 무형자산으로 인식됐다.
배민은 딜리를 라이더 확보 경쟁의 해결책으로 삼고 있다. 거주 밀집 지역·골목길·아파트 단지 등 지형지물이 좁고 복잡한 '라스트 마일'에서 라이더의 배달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딜리를 활용하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할 수 있다는 것. 배민은 이를 통해 배달 시간을 단축하고 품질을 높여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딜리는 수납이 가능한 박스 형태의 자율주행 로봇이다.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로 주변 사물과 거리 정보를 파악해 복잡한 도심에서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 앞바퀴와 뒷바퀴가 독립적으로 조향되는 다중조향모드(Dual Steering)를 지원해 제로턴(제자리 회전)이 가능하다. 모든 바퀴에 독립 서스펜션을 장착해 비포장도로나 방지턱 등 불규칙한 도로 면에서도 속도를 유지하고 음식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한다. IP54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을 갖춰 계절에 따른 온도 변화, 비와 눈 같은 열악한 기상 조건에 대응할 수도 있다. 사람이 빠르게 걷는 속도와 비슷한 초속 1.5m로 최대 20㎏의 물건을 적재한 채 운행할 수 있다.
배민은 2019년부터 건국대학교 캠퍼스, 영등포 포레나, 인천국제공항 등에서 실내외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왔다. 지난해부터는 강남 지역 내 B마트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해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중심으로 1.5㎞ 반경 내에 300여개의 건물 입구까지 딜리가 상품을 배달한다.
배민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배달 로봇을 투입해 고객의 배달 편의를 높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푸드 배달 서비스와 연계해 더 많은 고객이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