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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10여명이 돕겠다"…보수서 퍼지는 '한덕수 차출론'

중앙일보 김기정.이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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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의힘에 널리 퍼진 영상이 있다.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돌아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2일 경북 영덕군의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한 모습을 담은 방송 촬영분이다. 어느 이재민은 한 대행의 손을 잡고 “살려주세요”라고 통곡하고, 다른 주민은 한 대행에게 “모두가 국민이 부주의한 탓으로 죄송하다. 국민을 대표해서 깊이 사죄한다”고 말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국민의힘 TK(대구·경북) 지역의 한 의원은 9일 통화에서 “최근 들어 ‘그거(한 대행 영상) 봤어?’라고 묻는 의원이 늘었다”며 “한 대행의 행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당에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에서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에서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보수 진영에 ‘한덕수 대선 차출설’이 확산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곧장 대선 체제로 전환해 10여명의 주자가 출마를 저울질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1강 후보가 보이지 않는 것과 맞물려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주미 대사를 지낸 경제 관료 출신의 한 대행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확실한 대립각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보수 유력 인사 중 흔치 않은 호남 출신이란 점도 한 대행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행 설득에 나선 이들은 크게 두 갈래다. 한축은 국민의힘 몇몇 지도부 인사다. 이들은 윤 대통령 파면 전후 직·간접적으로 한 대행의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인지도 높은 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면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행이 경선 후보자 등록 마감(4월 15일) 전까진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은 복수의 현역 의원들로, 충청권 4선 박덕흠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말 방송 인터뷰에서 “한 대행을 대선 후보로 만들자는 생각을 의원들이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재선 박수영 의원도 대표적인 한 대행 차출론자다. 그는 연일 한 대행과 이재명 대표의 차별화 포인트를 발굴해 알리고 있다. 9일 페이스북엔 “중국에 쉐쉐 vs 한·미동맹 수호자”라고 썼다. 물밑에서 한 대행을 설득 중인 한 의원은 “현재 10여명의 현역 의원이 한 대행이 출마할 경우 돕기로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선 참여를 원하는 당 지도부와 달리, 한 대행이 공직자 사퇴 시한인 5월 4일 이전까지만 사퇴한다면 대선 출마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에서 선출된 후보와 ‘반(反) 이재명’을 기치로 단일화를 하면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국무총리실


‘한덕수 차출론’에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후보는 “우리를 돕기로 했던 일부 의원이 최근 들어 모호한 태도인데, 한 대행 출마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 측도 한 대행이 전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통화→CNN 인터뷰’를 소화하자 “선거 기획 전문가가 포진한 거 아니냐”고 했다. 박덕흠 의원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사돈인 점을 들어 ‘용산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한 대행은 최근 총리실 간부를 만난 자리에선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한 대행의 출마를 바라는 의원은 통화에서 “대선 출마라는 게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지지층의 바람에 따라 떠밀려가는 경우도 있다”며 “한 대행 출마를 위한 보수 진영 내 분위기는 상당수 조성됐다. 이제 본인의 결심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기정·이창훈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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