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승부 앞둔 고희진 감독 "염혜선, 역시 도쿄 4강 세터가 맞다" [일문일답]

(MHN 삼산, 권수연 기자) 또 한 번 영광의 기록을 써내려갈 수 있을까?

8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흥국생명과 정관장이 격돌한다.

이제 챔프전 우승 현수막은 양 팀이 천장에 나란히 걸고 기다리게 됐다. '잃을 것이 없다'는 각오로 달려온 정관장은 '한 걸음만 더'로 목표가 바뀌었다. 만일 이루게 된다면 13년 만에 챔프전 우승을 재현하게 된다. 동시에 22-23시즌 한국도로공사 챔프전 우승 이후 여자부 사상 두 번째로 역스윕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앞서 정관장은 챔프전 1, 2차전을 내주고 3차전에서도 1, 2세트를 내리 내주며 벼랑 끝까지 몰렸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3, 4, 5세트를 뒤집어 4차전 진출을 일궈냈다. 더 나아가 노란, 염혜선, 부키리치, 메가 등 부상 선수들의 투혼 끝에 3, 4차전을 내리 뒤집으며 다시 인천으로 머리를 돌렸다.

서브로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흔든 것이 주효했고, 100%가 아니라지만 메가의 화력이 사그라들지 않는 점이 가장 무섭다. 세터 염혜선이 쌍포와 미들블로커 활용을 알차게 하고 있으며 특히 4차전에서는 표승주가 결정적인 득점을 잡아낸 몫도 컸다.

기세를 5차전까지 이어간다면 이 날 경기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여기까지 잘 왔고, 욕심보다는 간절함으로 경기에 임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해줬다"며 경기 전 포부를 전했다.

이하 정관장 고희진 감독 일문일답

- 좋은 꿈 꿨나?

오늘 꾸겠다(웃음)

-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을 것 같은데?
체력적인 부분은 저희 팀도 그렇지만 흥국도 많이 지쳤을 것이다. 오늘 5차전은 정말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그런 마음으로 할 것이라 생각한다.

-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해줬나?
극복. 극복이다(웃음) 또 한 가지는 여기까지 잘 왔고 욕심이 나지만,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우리가 해보자는 간절함으로 하자고 했다. 욕심과 간절함은 다른거다. 욕심이 앞서면 덤벼들게 되고 그러면 리듬이 깨진다. 해보자는 간절함으로 경기를 하면 좋은 리듬을 이어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멘탈, 마음 관리가 오늘의 키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염혜선과 노란은?
모두 출전한다.

정말 우리 선수들이 볼 하나에 대한 집중력이 좋았다. 지지 않겠다는 마음이, 하나가 됐다는게 느껴졌다. 그런 부분에서 흥국생명보다는 조금 더 낫지 않았나 싶다. 코트 내에서 인상 찌푸리지 않는 것. 우리는 하나가 되어서 상대와 싸운거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런 모습이 투혼과 더불어서 감동을 준 것 같다.

- 김연경 은퇴를 한 경기씩 미뤄서 여기까지 왔다. 적장이지만 메시지를 보내자면?
일단 5차전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다. 선수도 많이 힘들거다. 저도 신인 때부터 계속 봐온 선수고 정말 대단하고, 정말 다시 나오기 힘든 한국 배구와, 스포츠계의 아이콘이다. 한국 배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데도 가장 큰 힘을 줬다. 저도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오늘 경기 끝나고 결과에 상관없이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고 싶다.

- 염혜선이 무릎이 안 좋은데도 분배가 잘 되는 것 같다. 어떤 점이 잘 됐나?
일단 서브리시브가 1차전 하고나서 2~4차전에서 좋아진 부분이 있다. 상대 강서브에 내성이 생겼다. 전술적 부분에서는 공을 밀지 말고 좀 A패스가 안 나오더라도 좀 띄워라. 빠르게 움직이는 것보다는 좀 여유있게 주는게 움직임이 낫다. 첫 공 컨트롤에 대한걸 선수들에게 주문했고, 또 혜선이가 상대를 읽고 흐름에 따라 배구를 잘해주고 있다. 역시 도쿄올림픽 4강 세터가 맞다. 염혜선이 4강 이후로 조금 침체기를 겪다가 정관장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 작전타임도 효과적으로 끊어가는 느낌이었다.
칭찬해주신건가(웃음) 선수들은 가슴이 뜨겁게, 코칭스탭은 머리를 차갑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감독이나 코칭스탭은 들뜰 필요가 없다. 우리는 냉정하게 상대를 바라봐야 한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선수들 격려해가면서 상대 벤치와 싸움을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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