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기자]
AI가 우리 일상을 바꾸고 있다. SNS는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가 장악했고,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영상이 무분별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AI가 아니면 얘기가 안될 정도다. 새로운 기술이 국내 핵심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테크M은 재창간 5주년을 맞아 AI 시대를 조망한다. AI 시대, 우리나라는 어떻게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AI는 정말 돈이 되는 것인지 집중진단한다. <편집자주>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서비스, 오픈AI의 챗GPT 가입자가 지난달 말 기준 5억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최근 챗GPT 흥행 열풍의 주역은 다름 아닌 지브리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창작의 세계는 더욱 넓어지고, 또다른 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저작권 문제와 AI 윤리라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겼다. AI의 노동력 대체는 이제 현실화된 가운데, 노동의 소외와 이로 인한 대비책 마련, 사회적 합의 또한 절실한 상태다.
지브리가 쏘아올린 저작권 이슈...너무 빠른 AI 대중화 속도, 기술-법 균형 필요해
지난달 말 이후, 전세계적 열풍을 낳은 지브리 스타일 AI 캐릭터는 챗GPT-4o에 이미지 생성을 더하고, 사용자들이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며 촉발됐다. 프로필 사진을 일본 '지브리' 만화처럼 바꾸는 놀이가 유행하게 된 것.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본인 사진을 지브리 캐릭터로 바꿔 X 계정에 공개해 열풍을 주도했고, 이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 올리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AI가 우리 일상을 바꾸고 있다. SNS는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가 장악했고,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영상이 무분별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AI가 아니면 얘기가 안될 정도다. 새로운 기술이 국내 핵심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테크M은 재창간 5주년을 맞아 AI 시대를 조망한다. AI 시대, 우리나라는 어떻게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AI는 정말 돈이 되는 것인지 집중진단한다. <편집자주>
이미지=챗GPT |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서비스, 오픈AI의 챗GPT 가입자가 지난달 말 기준 5억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최근 챗GPT 흥행 열풍의 주역은 다름 아닌 지브리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창작의 세계는 더욱 넓어지고, 또다른 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저작권 문제와 AI 윤리라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겼다. AI의 노동력 대체는 이제 현실화된 가운데, 노동의 소외와 이로 인한 대비책 마련, 사회적 합의 또한 절실한 상태다.
지브리가 쏘아올린 저작권 이슈...너무 빠른 AI 대중화 속도, 기술-법 균형 필요해
지난달 말 이후, 전세계적 열풍을 낳은 지브리 스타일 AI 캐릭터는 챗GPT-4o에 이미지 생성을 더하고, 사용자들이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며 촉발됐다. 프로필 사진을 일본 '지브리' 만화처럼 바꾸는 놀이가 유행하게 된 것.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본인 사진을 지브리 캐릭터로 바꿔 X 계정에 공개해 열풍을 주도했고, 이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 올리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브리 스튜디오 인기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캐릭터처럼 인물을 귀엽고 따뜻하게 묘사하는 게 특징이다. 해당 AI 챗봇을 통해 지브리뿐 아니라 디즈니, 심슨, 피너츠 등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바꿀 수 있다.
다만 AI가 촉발할 대규모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불거지며 창작 시장은 생존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누구나 사용·수정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가 확대되며, 단순 유사 화풍의 이미지를 저작권 침해로 규정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이에 대해 지브리 설립자 미야자키 하야오는 AI 애니메이션에 관해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AI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냈고,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만든 이시타니 메구미 또한 최근 개인 SNS를 통해 "절망스럽다. 지브리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콘텐츠 제작자들 입장에선 AI가 인간의 창의성까지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
사실 AI 모델은 수많은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을 학습, 생성 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이 학습 데이터에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가 포함될 경우 문제가 된다. AI가 만든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은 법적으로 누가 저작권을 갖게 되는지, AI가 특정 작가나 예술가의 스타일을 모방한 결과물을 생성할 경우, 이를 표절 또는 도용으로 간주할 것인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오픈소스 사용 시, 2차 저작물 권리 범위를 명시한다해도 개발자와 수정자, 이용자 등 여러 사람 간에 서로 다른 권리가 충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저작권, 초상권 침해 가능성 뿐 아니라 AI 학습 과정에 특정 콘텐츠가 활용될 경우, 저작물에 대한 복제 행위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 변환을 위해 챗GPT에 올린 사진이 자기도 모르게 AI 학습에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인터넷 업계에선 지브리 열풍을 계기로 오픈AI가 텍스트보다 구하기 힘든 이미지 데이터를 상당 부분 축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외산 기업에 자국민의 데이터를 송두리째 넘길 가능성도 존재한다.
문제는 현행법상 AI 콘텐츠, 툴에 대한 저작권 보호 관련 기준,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 제도적 보호책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AI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보호를 명시한 조항이 없는 상태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오픈 AI와 구글은 우리 당국에 AI 기본법 마련 과정에서 유연한 적용을 요청하기도 했다. AI 산업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창작자의 권리가 존중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제도 논의가 필요한 시기다. 나아가 토종 인터넷 기업, 국내 데이터 보호를 위한 보다 면밀한 정책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지=챗GPT |
고용 변화 감지...AI가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 AI가 맡게 되는 사례가, 국내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저작권 뿐 아니라 아예 사람의 자리까지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들도 이제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주체로 보기 시작했다.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세일즈포스는 AI로 생산성이 30% 향상됐다며 올해 개발자를 추가 채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또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자동화와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이전의 기술 발전이 주로 블루칼라(육체노동) 일자리에 영향을 미쳤다면 AI는 지식 기반 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게 유엔무역개발회의의 설명이다.
실제 최근 한국은행 조사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동 조사, 발표한 최근 자료(BOK이슈노트: AI와 한국경제)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인 51%가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AI 도입 덕에 한국경제의 생산성은 약 1.1%~3.2%, 국내총생산(GDP)은 4.2%~12.6%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근로자의 일자리는 상당수 잃을 가능성이 커진 것. 저소득·저학력 근로자 뿐 아니라, 고소득·고학력 근로자까지 이제 AI를 통한 일자리 대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지=챗GPT |
세부 직업군별로 보면, 통신판매, 법률·감사, 상담·통계·비서·회계, 컴퓨터·소프트웨어·데이터·네트워크 종사자 등은 상대적으로 대체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의료·건설·운송, 경찰·소방·교도, 스포츠·레크레이션 종사자 등은 대체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분류됐다. 예컨대 국내 금융권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1년새 일제히 AI 상담원 시스템을 구축, 안착 단계에 진입했고 단순, 반복 업무는 대부분 AI에 위탁한 상태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금융권 구조조정 또한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
물류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쿠팡과 CJ대한통운은 물류센터 자동화에 AI를 적용, 분류 작업과 이동 작업을 자동화한 상태다. 일례로 쿠팡 풀필먼트 센터의 경우,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고 관리, 주문 처리, 경로 최적화로 물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쿠팡의 소팅봇은 운송장 바코드를 스캔, 단 몇초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자동 분류, 이동시키며 직원 업무량을 기존 대비 50% 가량 줄여냈다. 또 기존의 '사람이 상품을 찾아가는 방식(PTG)'에서 '상품이 사람에게 오는 방식(GTP)'으로 전환, 작업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시간도 크게 줄여냈다.
해외에서도 이미 AI를 얹은 로봇의 도입으로 인력을 감축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의 경우, 최근 3년새 약 10만명 가량의 직원들 줄였다. 인력이 줄어든 대신 로봇 도입률은 크게 뛰었다. 코로나19 전인 지난 2019년, 20만대 수준이었던 아마존 로봇 도입 대수는 최근 50만대 수준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미지=챗GPT |
판교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콘텐츠 제작업계의 분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국내 게임개발자 채용 시장은 연이은 업계 구조조정으로 얼어붙은 상태다. 반면 그래픽 디자인 등 제작업계의 AI 도입 사례는 빠르게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시프트업은 AI 기술을 대거 적용, 콘셉트화부터 프로토타입, 코딩, 포스트 프로덕션 등 전 과정에서 효율화를 이뤄냈다. 이를 통해 400여명 규모의 적은 인력으로도 대작급 게임을 빠르게 생산, 대형 게임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제작의 효율 측면에서 AI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된 셈.
이처럼 AI는 반복 업무 뿐 아니라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업무까지 발을 뻗으며 인류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무엇보다 초고령사회를 앞둔 우리 사회에 AI는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줄 중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어차피 늘지 않은 인구와 청년층에 더이상 기댈 수 없다면 AI는 한국 사회를 이끌 유일한 희망일 지 모른다.
다만 AI 도입에 따른 기업간 생산성 격차, 교육과 재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 또한 요구되는 시점이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면서도 동시에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우리 사회와 정치권의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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