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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유상증자 3.6조→2.3조… "승계 논란 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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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검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발표한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이하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이 확정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되돌아갈 수 있게 된다.

아시아경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한화 측은 "'1조3000억원이 한화에너지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지난달 김 회장이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기로 결정하고, 김 부회장 등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면서 강조한 '정도경영', '투명승계'원칙과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에너지는 이사들을 대상으로 사전설명회를 열고 한화오션 지분 매각대금 1조3000억원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되돌려 놓기 위한 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는 이 과정에서 나온 방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3자 배정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회사 측은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조처라고 설명했으나, 시장에서는 총수 일가의 이익을 우선 고려한 결정이 아니냐는 비판 섞인 지적이 나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에 앞서 1조3000억원의 자금을 들여 김 회장 세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한 까닭이다.

김 부회장은 주주의 비판이 쇄도하는 상황 속에서 '책임 경영'을 앞세우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약 30억원 규모로 매수했지만 이 같은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31일 김 회장이 나서 자신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하면서 승계 관련 논란을 일부 종식시켰다. 그러나 이후로도 한화오션 지분 매각대금 1조3000억원을 둘러싼 잡음은 지속돼왔다.

한화그룹은 법적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병렬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한화 아래로 방산·조선·에너지를 비롯해 금융, 유통 계열사들이 위치하는 구조다. 유상증자 발표 당시 ㈜한화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이었으며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 지분은 4.91%에 불과했다. 쉽게 말해 '후계자' 김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선 추가 지분 취득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한화오션 지분 매입은 결국 경영 승계를 대비한 실탄 확보 목적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논의 중인 제3자 유상증자 방안이 시행되면 승계 논란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3조6000억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유럽 현지 생산거점 확보 ▲신규 시장 진출 위한 연구개발 ▲지상방산 인프라 투자 등 중장기적으로 11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로 3조60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7조4000억원은 향후 영업 현금흐름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에너지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은 대주주의 희생을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조치"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필수적인 사업 활동을 위해 앞으로도 생존전략 차원에서 과감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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