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바셋 제주 용담DT점.(매일유업 제공)ⓒ 뉴스1 |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매일유업(267980)이 외식사업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내며 '우유 회사'라는 기존 틀을 벗고 종합식품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제품 중심의 전통적 이미지를 넘어 신성장 모델을 구축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일유업 지주사인 매일홀딩스의 자회사 엠즈씨드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20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 매출 2000억 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2021년 1075억 원, 2022년 1456억 원, 2023년 1917억 원에 이어 3년 만에 두 배 가까운 외형 성장을 이룬 셈이다.
특히 폴 바셋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1600억 원 수준으로 엠즈씨드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외식업계 전반이 소비 위축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성장세는 이례적이다.
엠즈씨드의 외식 사업은 커피 프랜차이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일유업은 최근 외식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종합 외식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 정통 중식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 남부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포르노', 프리미엄 샤브샤브 전문점 '샤브상하' 등 다양한 콘셉트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사업다각화가 아니라 기존 유업 중심 사업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국내 출산율 하락과 인구 고령화로 주력 사업인 우유와 분유 수요는 정체되고 있고 건강 중시 소비 트렌드가 유제품 위주의 식생활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엠즈씨드를 중심으로 한 외식 부문이 향후 매일유업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의 외식 사업 매출은 대부분을 폴바셋이 담당하고 있지만 향후 다양한 외식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되면 매출 구성도 다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도 사업다각화에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23년 대한상의 포럼에서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들은 2026년 이후 다 없어질 것"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사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시장은 이미 구조적인 정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유업계는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면서 "카페·레스토랑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매일유업의 외식 사업은 유업을 뛰어넘는 새로운 핵심 캐시카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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