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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탄핵? 배민은 왜 지금 포장 수수료를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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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안 아닌 '살생안'…배민, 포장 수수료 도입②]
포장 주문을 배달로 돌리려는 꼼수?
재정 어려운 독일 본사 DH 때문?
배민, 2년 연속 독일에 4~5천억대 수익 안겨줘
배민 "한 달간 포장 주문 고객 프로모션 진행'
편집자 주
이제는 배달앱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배달에 이어 포장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점주들은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하며, 이 부담이 외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로 연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앱의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문제들을 들여다본다.
노컷뉴스

배민 본사 앞. 남성경·박수연 크리에이터


▶ 글 싣는 순서
①[르포]"이러다 다 죽어"…배민 '포장수수료 폭탄' 앞둔 점주들 절규
독일? 탄핵? 배민은 왜 지금 포장 수수료를 올리나
(계속)

배달의민족(배민)이 오는 14일부터 포장 주문에도 6.8%의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결제 수수료를 포함해 수수료율이 10%를 넘기게 됐다.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배민의 이번 결정이 정치적 변수와 독일 본사의 재정 압박을 고려한 선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민은 수수료 부과 대신 각종 프로모션으로 점주와 소비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 2등 쿠팡이츠의 포장 수수료 면제 연장 조치와 비교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포장 주문을 배달로 돌리려는 꼼수?

배민은 오는 14일부터 고객이 직접 음식을 찾아가는 포장 주문에도 6.8%의 중개 수수료를 부과한다. 여기에 결제 수수료 3.3%까지 더해지면, 앞으로는 포장 매출에서도 10%가 넘는 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점주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포장 주문 비중이 높은 매장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해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민은 포장 수수료 부과가 자사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수익원이 생기면서 매출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포장 서비스의 매력이 줄어도 소비자들이 다시 배달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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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경·박수연 크리에이터



일각에서는 배민이 6.8%라는 높은 포장 수수료를 단독으로 책정한 데 전략적 판단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오는 6월 초로 예상되는 조기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경우,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재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플랫폼 규제를 강하게 주장해온 민주당 정권이 배민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배민이 선제적으로 무료 포장 수수료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높은 수수료 체계를 미리 적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실제 배민은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가 영세 자영업자 대상 배달료 지원 방침을 발표하자 일주일 만에 배달 수수료를 인상한 바 있다.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배민이 선제적으로 요금을 올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포장 수수료 부과는 지난해 5월 이미 공지가 된 내용으로 현재 어떠한 외부 상황과는 관계가 없다"고 전했다.

재정난 겪는 독일 본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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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민의 독일 본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DH는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한국 외 지역에서는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3226억 원, 영업이익 6408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5372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DH에 수익을 안겨줬다. 전년 대비 이익은 줄었지만 모회사로 돌아간 금액은 약 1245억 원 늘었다.

2023년에도 배민은 매출 3조4155억 원, 영업이익 6998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DH는 이익의 81.5%에 해당하는 4127억 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이에 대해 배민 측은 포장 주문에는 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포장 비율이 커지면 점주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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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경·박수연 크리에이터



또한 포장 수수료 부과 대신 마케팅 프로모션에 연간 약 300억 원을 투자해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업주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배민은 지난 2일, 4월 한 달간 포장 주문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명랑핫도그 100원 딜, 신전떡볶이 1천원 딜, 골드바 경품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2위 플랫폼 쿠팡이츠가 포장 주문 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더 연장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배민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배민은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시장 점유율은 59%로, 2위인 쿠팡이츠(24%)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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