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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가 위험하다…법흥사지 칠층전탑 35㎜ 기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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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관리가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은 국보 법흥사지 칠층전탑. [사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구조 안전 문제가 지적돼 온 국보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이하 칠층전탑)에서 지속적인 기울어짐이 발생하면서 이르면 연내 종합정비계획이 수립될 전망이다. 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지난 2월 열린 문화유산위원회 회의에서 2024년 중점 관리 대상 문화유산 모니터링 결과 칠층전탑은 ‘수리 필요’에 해당하는 E등급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국보 14건, 보물 12건 등 26건을 대상으로 한 이번 모니터링 결과 나머지 22건은 주의관찰이 필요한 C등급, 3건은 현재 조치가 진행 중인 ‘기타’로 분류됐다. 칠층전탑은 앞서 21~23년에도 E등급을 받은 바 있다.

칠층전탑은 통일신라 8세기에 창건된 법흥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12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전탑(塼塔·흙으로 만든 벽돌을 이용해 쌓아 올린 탑)이다. 지붕에 기와를 얹었던 흔적이 있어 목탑을 모방해 전탑이 만들어졌음을 입증해준다고 평가된다.

탑은 1940년대 일제가 이 일대에 중앙선 철로를 놓으면서 기차 운행에 따른 진동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연구원은 2015년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래 2019년 주의관찰(C) 의견, 2020년 정밀진단(D)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2021년 전탑 남측면 철길이 철거됐지만 취약한 상태가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문화유산위원회 회의에선 “(안동 법흥사지) 전탑은 2021년 철로 철거 이후 북서쪽으로 35㎜가량 기우는 변형이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이와 관련해 연구원 안전방재연구실의 김현용 학예연구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철로 철거 전부터 목격된 기울어짐이 누적된 게 지난해 모니터링에서 35㎜로 확인됐다는 뜻”이라며 “이 밖에도 전돌 일부 균열 및 파손, 생물 피해 등의 손상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문화유산위원회가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칠층전탑의 보존처리 여부와 관련해 올해 종합 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연구원은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이달 중 유관부서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알린 뒤, 6월께 보고서로 발간한다. 연구원은 2015년부터 국보, 보물 등 주요 문화유산을 매년 20~30건 중점 점검하고 있다. 올해는 칠층전탑 외에도 서울 숭례문, 경북 경주 석굴암 석굴 등 국보 13건, 보물 11건 등 24건의 문화유산이 중점 점검 대상이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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