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뉴욕증시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로이터 연합뉴스 |
관세전쟁 여파로 아시아 주식 시장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락한 7일 미국 뉴욕증시는 등락을 거듭했다. 관세전쟁이 발발한 뒤 이틀(3~4일) 동안 급락한 흐름에서 가까스로 진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남겼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인 오는 9일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이날도 고수하면서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장이 또 한 차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전히 불안한 주식 시장
7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다우 평균은 0.9%, S&P500 지수는 0.2% 내렸고, 나스닥 지수는 0.1% 상승했다. 이날 장 초반 3대 지수는 3% 이상 급락하며 출발했다. 특히 나스닥은 4% 이상 떨어지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후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관세 부과를 90일 동안 일시중단 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발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했지만, 백악관이 “가짜 뉴스”라고 바로 잡으며 내림세로 전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오전 보인 시장의 반응은 금융시장의 절박함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7일 미국 주식 시장에 앞서 열렸던 글로벌 주식 시장은 관세 전쟁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AFP 연합뉴스 |
전날 세계 주식시장은 미국발 관세전쟁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심각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 코스닥은 5.3%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평균은 7.8%, 홍콩 항셍지수는 13.2%, 대만 자취안 지수는 9.7% 내렸다. 유럽 증시도 크게 떨어졌다. 독일 DAX는 -4.1%, 프랑스 CAC -4.8%, 영국 FTSE100 -4.4% 등을 보였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시장이 바닥을 찾아 안정화되기 시작했다는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약해지지 말고 인내하라”
한편 트럼프는 이날 오전에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관세전쟁을 멈추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학대받아(long time abused) 온 미국은 이미 시행 중인 관세를 통해 매주 수십억 달러를 (미국을) 학대하던 나라들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유가가 내려가고 있고 금리도 내려가고 있으며 식료품 가격도 내려가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느릿느릿한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적었다. 시장이 시작되기 전 올린 다른 글에서는 “패니칸(PANICAN·약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당)이 되지 마라”면서 강하고 용감하며 인내심을 가지면 위대함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오전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트루스소셜 |
트럼프의 관세전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오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다른 국가와 협상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미국은 높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으로 인한 만성 무역 적자에 기반한 비상사태에 놓여 있다”고 답했다. 케빈 해싯 의장은 폭스 뉴스에 나가 “미국 제조업과 미국 농민에게 이익이 되는 정말 좋은 협상 조건을 가지고 오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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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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