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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건진 '법당 도면'까지 그린 이천수…윤한홍 보좌관이 뒷돈 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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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천 대가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오늘(7일) 첫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 씨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당시 1억 원이 전달된 현장에 있었고, 전씨의 휴대전화에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의 이름을 봤다고 검찰에 밝힌 사람이 바로 이천수 씨이기 때문입니다.

김영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김영민 기자]

지난해 12월 4일 서울남부지검 건진법사 수사팀은 축구선수 이천수 씨를 참고인으로 불렀습니다.

2018년 1월 영천시장 예비후보 정재식 씨 등이 건진법사 법당에 찾아와 자유한국당 공천을 청탁할 때 이씨도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씨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법당에서 단둘이 시간을 보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정씨 등이 공천을 청탁하자 건진법사가 윤한홍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전씨 휴대전화 화면에서 '윤한홍' 이름을 분명히 봤다"고 진술했습니다.

"건진법사 바로 옆자리에 앉아 두 사람의 통화 내용도 다 들렸다"며 법당에서의 자리 배치도 손으로 그려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자신이 기억력이 좋다며 수화기 너머의 사람이 했던 말도 진술했습니다.

이씨는 "윤 의원이 '당 여론조사에서 2위인데 어떻게 해서 1위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를 했고, 함께 들은 예비 후보 측도 흡족해 한 기억이 난다"고 했습니다.

예비 후보 측도 검찰 조사에서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했습니다.

이천수 씨는 뒷돈이 전달된 과정도 상세히 진술했습니다.

"정씨 측이 보자기에 싼 돈을 법당에 올려놨고" 액수는 "1억원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보자기에 싼 현금 1억원을 종이 봉투에 담아 법당 불상 앞에 놓았다"는 예비 후보 측 진술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천수 씨는 또 건진법사가 1억원에 대해 "저기로 가야 되는 돈"이라며 "내가 갖는 돈이 아니라고 했다"는 진술도 했습니다.

윤 의원은 JTBC에 "당시 건진법사와 공천 관련 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며 "나와는 상관 없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공천을 대가로 받았던 문제의 1억원은, 공천이 실패하면서 돈을 줬던 예비 후보자에게 다시 돌아갑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 돈이 오고 간 계좌 내역 등을 살펴봤더니, 이 1억원 가운데 일부를 윤한홍 의원실 보좌관이 돌려준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어서 정해성 기자입니다.

[정해성 기자]

2018년, 무속인 건진법사에 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시장 공천을 청탁한 예비 후보자 정재식 씨.

뒷돈 1억원을 건넸지만 4월 경선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러자 정씨는 당시 현금을 건진법사에 직접 전달한 측근에게 "이런 건 성사 안 되면 되돌아오는 것이 원칙"이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후보자 측근은 "고소하겠다"고 항의했고, 건진법사는 5000만 원을 돌려줬습니다.

정씨와 건진법사 사이 다리를 놓아준 사업가 이모 씨도 2000만 원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3000만 원이 돌아오지 않자, 정씨 측근은 다시 사업가 이씨에게 항의했습니다.

"전성배나 윤한홍한테 청구서를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한 겁니다.

JTBC 취재 결과, 나머지 돈 3000만 원은 윤한홍 의원 보좌관인 한모 씨가 돌려준 거로 확인됐습니다.

한씨는 이듬해 3월 정씨 측근에게 1000만 원을 보냈습니다.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 명의 계좌에서 보낸 거로 확인됐습니다.

한씨는 6개월 후 나머지 2000만 원을 이체했습니다.

이렇게 총 3000만 원을 보낸 직후 한씨는 "보내드렸습니다. 오래 끌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한홍 의원은 JTBC에 "모르는 일이라며 한 보좌관에게 물어보라"고 답했습니다.

돈을 되돌려 준 문자 메시지, 계좌 내역, 진술 등이 모두 남아 있지만 한 보좌관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한모 씨/윤한홍 의원실 보좌관 : 그 돈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후보자 측은 한 보좌관에게 받은 돈은 건진법사에게 준 돈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영상취재 문석빈 김진광 이지혜 이완근 / 영상편집 이지혜 / 영상디자인 이정회]

김영민 기자, 정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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