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메가톤급 파장 미치는데
트럼프, 상호관세 발효 강행 의지
“美, 무역서 1.9조弗 손해 볼수없어”
틱톡 언급하면서 ‘관세의 힘’ 강조
트럼프 지지했던 투자자 애크먼은
“트럼프, 휴지기 선언 후 협상해야”
1년내 美 경제침체 확률 45% 전망도
트럼프, 상호관세 발효 강행 의지
“美, 무역서 1.9조弗 손해 볼수없어”
틱톡 언급하면서 ‘관세의 힘’ 강조
트럼프 지지했던 투자자 애크먼은
“트럼프, 휴지기 선언 후 협상해야”
1년내 美 경제침체 확률 45% 전망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미국 정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관세가 세계 증시에 ‘메가톤급’ 파장을 미치는 와중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로 예정된 상호관세 발효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월가에서 반발 심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 역시 ‘경제적 핵겨울(economic nuclear winter)’을 자초하고 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워싱턴DC로 이동하는 비행기 내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의 대(對)중국 무역 적자는 1조달러이며 우리는 이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중국의 보복관세로 관세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며 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졌지만,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관세 부과를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나는 협상하고 싶지만, 그들(중국)은 (대미국) 흑자를 해결해야 한다”며 “중국은 지금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모두가 우리가 옳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증시 폭락과 관련해 “때때로 무엇인가를 고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관세와 관련해 “미국은 무역에서 1조9000억달러의 손해를 (계속) 볼 수 없다”며 “우리는 그들(우방국)을 군사적으로 보호하고 무역에서 손실을 입고 있다. 모든 것이 미쳤고, 나는 이를 바탕으로 선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주식 시장 폭락을 일으켰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서 “나는 중국, 유럽연합, 다른 국가와의 무역 적자를 해결하고 싶다”고 답했다. 시장 폭락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선이 어디냐는 질문에 “그 질문은 멍청하다”면서 “난 어떤 것도 하락하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의응답 내내 관세 정책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지분을 미국 기업들이 확보하는 협상안이 중국의 관세에 대한 반발로 난관에 봉착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체로 정확하다”고 짚은 뒤 “만약 내가 관세를 좀 깎아줬다면 그들은 거래를 승인했을 것이다. 이것은 관세의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누구와 대화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유럽, 아시아, 전 세계의 많은 사람과 대화했다”면서 “그들은 정말 협상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전했다.
관세에 비타협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이번 상호관세의 칼날을 비껴간 품목에 대해서도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곧(very soon)’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반도체 분야에 적용될 관세율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25% 관세를 부과받은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업종인 자동차 부문에 이어 대미 수출 2위 품목에 해당하는 반도체에도 고율 관세가 부과 된다면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외에 의약품, 구리, 목재 등 타 품목에도 개별 관세를 부과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빌 애크먼 [로이터 = 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행 의지에 월가에서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애크먼 회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균형적인 관세 부과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경제적 핵겨울’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핵겨울은 대규모 핵전쟁이 발생할 경우 지구에 빙하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을 말한다.
애크먼 회장은 “우방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불균형적인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 전쟁을 벌이는 현재 방식은 무역 동반자이자 자본 투자 시장으로서 미국의 신뢰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 핵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나라에 장기적인 경제적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시장이 붕괴되면 새로운 투자가 중단되고, 소비자는 소비를 중단하고,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노동자를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목격하려고 트럼프에게 투표한 것이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에 즉시 90일간의 휴지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별도의 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겨냥해 “그는 장기채권에 투자하고 있으며 그는 우리 경제가 붕괴될 때 이익을 얻는다”면서 “이해관계가 상충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X 계정에 “역사상 미국 경제에 가한 가장 큰 자해”라면서 “(정책이) 전환될 때까지 우리는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4일 봤던 것과 같이 시장에 더 많은 격변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면서 “이러한 낙폭은 앞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며, 사람들은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년 내 미국 경제 침체 확률을 45%로 전망했다. 상호 관세 폭탄에 지난달 전망치 35%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잡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정책 불확실성과 금융 여건 악화로 기업 설비투자가 대폭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침체 확률 상향의 이유로 꼽았다.
한편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전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미 수출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내수·수출도 양호하다는 진단이다. 중국 인민일보는 7일 1면에 실은 ‘에너지를 집중해 자기 일을 잘하자’란 논평에서 미국을 향해 “우리는 강대한 저항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세전쟁 전개 양상에 맞춰 통화·재정 정책을 유연하게 펼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인민일보는 “향후 상황에 따라 지급준비율·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 도구는 충분한 조정 여지를 갖고 있다”면서 재정적자·특별채권·특별국채 등을 더 확대할 공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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