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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도, 경쟁도 없다… 이재명 독주에 '흥행 리스크' 커지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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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1강 3약이라도 돼야 하는데" 우려
판 키울 오픈프라이머리 제안엔 '부정적'
李 측 "기우일 뿐… 막상 시작하면 주목받을 것"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변 없는 드라마에 관중은 없다."(민주당 관계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대선 막이 오른 더불어민주당에서 1등의 아이러니가 회자되고 있다. '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일찌감치 굳어진 대세론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꺼트려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이다. 당장 수십 명의 후보가 난립하며 치열한 경선 레이스가 예상되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이재명 말고는 다른 변수는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다. 긴장감을 불어넣을 페이스메이커는 보이지 않고 민주·진보 진영이 함께 후보를 뽑는 '오픈프라이머리'까지 사실상 무산되면서, 흥행 볼거리가 사라진 분위기다.

이르면 이번 주 경선 돌입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대선 경선모드로 전환해 3주간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서둘러 대선 채비에 들어간 국민의힘보다 다소 늦은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리 경선룰을 마련해뒀던 2017년과 달리, 이번엔 경선룰·일정을 동시에 확정해야 하는 만큼 과거 대비 더 빠른 속도로 체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예정된 스케쥴대로 차근차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흥행카드로 박주민·이탄희까지 고려?


문제는 흥행이다. 가장 큰 고민은 '이재명 대세론'이다. 지난 4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지도자 여론조사1에서 이 대표는 53주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의 지지율(34%)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9%),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5%), 홍준표 대구시장(4%) 등 1% 이상을 득표한 모든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것(23%)보다 여전히 높다. 전날 서울경제 의뢰로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2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모든 가상 주자와 맞붙어 절반이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미 본선 경쟁력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되는 마당에, 경선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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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이재명 대세론'을 깨뜨릴 인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 등도 대선후보로 거론되지만, 현시점에서 이 대표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이재명계 후보들 입장에선 △윤 전 대통령 석방 등으로 촉발된 '내란종식 최우선 기조'로 몸 풀 시간이 부족했고 △민주당 경선 판도의 최대 변수였던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과가 무죄로 뒤집히면서 '플랜B' 전략도 먹혀들지 않게 됐다. 친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최소한 1강 3약이라도 돼야 하는데, 다른 후보들이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선이 흥행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가뜩이나 거론됐던 후보마저 줄어들고 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전날 "평당원으로서 국민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제 역할을 찾아 헌신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때 친명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페이스메이커로 박주민 의원·이탄희 전 의원 등을 카드로 쓸 방안도 검토했으나, 현재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국 전 대표 있으면 모를까"


그러나 민주당은 그나마 경선판을 크게 확장할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는 거부하고 있다. 완전국민경선은 조국혁신당이 줄곧 제안한 방안으로,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민주·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후보들이 모두 총출동해 한 바구니 안에서 후보와 정책을 뽑는 경선 방식이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에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민주당 담장 안에 가두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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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당은 묵묵부답이다. 민주당은 완전국민경선이 흥행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조국 전 혁신당 대표가 있으면 모를까, 완전국민경선이 흥행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혁신당 하고 민주당은 엄연히 다른 정당"이라며 "각 당에서 후보를 뽑고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하는 게 그간의 방식"이라고 선을 그었다.

흥행 우려가 기우라는 반론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막상 경선이 시작되면 이 대표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며 "기승전 '이재명' 전략뿐인 국민의힘이 이 대표를 계속 소환할 텐데, 정국의 주도권은 계속 이 대표가 쥐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내란 종식에 대한 국민적 압박이 크기 때문에 지난 대선 경선처럼 과열되지 않을 것"이라며 "민생경제 정책으로 이 대표의 실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 여론조사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 전화번호를 활용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3.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 여론조사
서울경제·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유·무선 전화번호를 활용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9.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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