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창구(사진과내용 무관)/사진=뉴스1 |
초봉이 6000만원에 달하는 은행권에 합격하고도 입사하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 절반 가량이 최종 입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일반직 공채 130여명을 선발하기로 했던 이 은행의 경우 실제 연수원까지 거쳐 올해 배치된 인원이 계획한 인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취준생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은행권에 합격하고도 대거 입사하지 않는 사례는 취업시장에서도 드문 일이다. 그만큼 은행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에 입사하지 않은 합격자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정보기술(IT) 기업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스펙 취준생들이 은행 대신 갈 수 있는 대안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금융권에선 보다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원하는 젊은 세대에게 은행권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고, 최근 은행들의 정보기술(IT) 채용 비율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각종 취업정보 사이트에 나온 시중은행들에 대한 정보를 보면 급여나 복지, 워라밸(일·생활균형) 분야에선 높은 점수가 많지만 조직문화, 비전이나 전망 등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훨씬 더 많은 편이다.
올해 4대은행의 상반기 계획한 채용 인원은 KB국민은행 110명, 신한은행 90명, 하나은행 150명, 우리은행 190명 등으로 540명으로 파악된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보다 10명 늘린 수준이고, 신한은행은 10명 줄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와 채용인원이 같다. NH농협은행은 상반기 채용 계획이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종 입사를 하지 않는 사례가 최근 들어 발생하지만 일시적인지 꾸준한 것인지까진 파악이 되지 않았다"면서 "보통 은행권에 고스펙을 갖춘 지원자들이 많고, 이들이 다른 곳에도 동시에 합격하면서 최종 입사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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