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베즈다는 7일(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2024-25시즌 수페르리가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OFK 베오그라드를 3-1로 제압했다.
개막 30경기 무패 행진(28승 2무)을 달린 즈베즈다는 승점 86을 쌓아 우승을 확정했다. 리그 8연패를 달성해 통산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위인 파르티잔(승점 63)이 남은 7경기에서 전승하고, 즈베즈다가 전패해도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이날도 오른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설영우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즈베즈다에서 주로 왼 측면 수비수로 나선 설영우지만 양발 사용에 능해 블라단 밀로예비치 감독은 설영우에게 이번에는 오른 측면을 맡겼다.
설영우가 오른 측면 깊숙한 지역까지 전진하며 공격에 적극 관여한 가운데 즈베즈다는 킥오프 11분 만에 3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설영우가 첫 시즌부터 우승의 기쁨을 맛본 즈베즈다는 세르비아를 대표하는 명문이다. 수페르리가 8연패·통산 11번째 우승을 빼고도 유고슬라비아가 1990년대 내전으로 붕괴하기 전까지 권역 최상위 리그였던 '유고슬라비아 1부리그'에서 19회 우승한 이력이 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가 올 시즌 유럽 프로축구리그에서 우승을 확정한 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 이어 설영우가 두 번째다. 앞서 파리 생제르맹(PSG)이 프랑스 리그1에서 개막 28경기 무패 행진(23승 5무)을 달려 지난 6일 우승을 확정했다.
설영우는 지난해 여름 울산HD를 떠나 즈베즈다에 합류한 이후 빠르게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울산과 국가대표팀에서처럼 좌우 가리지 않고 측면 수비를 책임지며 팀의 공격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즈베즈다도 설영우의 멀티적인 능력을 높게 사 영입을 결정했다.
당시 즈베즈다는 "설영우와 3+1년 계약을 체결했다"며 "왼 측면 수비수로 나설 설영우는 황인범의 등번호 66을 받았다"고 밝혔다.
즈베즈다의 미타르 므르켈라 스포츠 디렉터는 "설영우는 왼 측면 수비수로도 뛰는데, 우리는 그 포지션의 자원이 부족해 선수를 찾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영우처럼 한국에서 온 황인범도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팀을 위해 뛰는 모범적인 선수였다"며 "한국 선수들은 그런 특징이 있다. 그게 우리가 설영우를 데려온 이유"라고 덧붙였다.
설영우는 "생애 첫 이적이다. 즈베즈다에 합류해 기쁘다.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다"며 "공수에서 팀을 돕는 게 목표다. 수비가 우선인 만큼 공격적인 선수들의 뒤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1998년생 설영우는 울산 유스팀인 현대중학교(U-15), 현대고등학교(U-18)를 거쳐 울산대에 진학한 뒤 3학년을 마치고 2020년 울산에 입단했다.
2020년 10월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를 통해 K리그1 데뷔전을 치른 설영우는 2021년 데뷔 2년 차에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으며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좌우 풀백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설영우는 K리그1에서 5시즌 동안 120경기를 뛰면서 5골 11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설영우는 이적 이후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수비수인 설영우는 공격적인 재능까지 드러냈다. 시즌 초반 노비 파자르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후, 라드니치키와의 7라운드에서 어시스트를 올리는 등 꾸준한 경기력을 이어 갔다. 후반기에 접어들며 공격 포인트를 연달아 쌓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설영우는 유럽 무대에서 강팀들을 상대로 실력을 검증받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에서 포르투갈의 벤피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독일 분데스리가의 슈투트가르트 등을 상대하며 국제 경험을 쌓았다. 특히 바르셀로나전에서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공격력 강한 풀백으로 자리 잡아가는 설영우는 3월 홍명보 감독의 국가대표팀에도 합류하면서 경기를 소화했다. 설영우는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 주전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활약으로 유럽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세르비아 매체 ‘에스프레소’는 아랍에미리트 알자지라, 사우디아라비아 복수 구단, 벨기에의 명문 클럽 KAA 헨트가 설영우 영입을 타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헨트는 지난 시즌까지 홍현석이 몸담았던 팀으로, 유럽 무대 진출을 위한 교두보 클럽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즈베즈다는 설영우에 대한 강한 만족감을 보이고 있어, 당장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를 떠나보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지 언론은 “설영우는 즈베즈다 최고의 영입생 중 하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메리디안 스포르트’는 “설영우는 즈베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 될 잠재력을 갖췄다. 설영우의 영입은 풀백 고민을 완전히 해결해준 완벽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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