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폭탄이 유럽 경제에 얼마나 큰 충격을 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세계 경제를 강타한 가운데,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경제성장률이 0.5∼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관세의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런 전망을 내놨다.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유럽중앙은행(ECB) 내에서 유로존 통화정책 입안에 가장 오래 관여해 온 고위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우선 다가올 글로벌 무역 전쟁이 유럽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뚜렷해지면 경제활동이 위축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산 제품이 유럽으로 수출 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유로존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값싼 중국산 제품이 유럽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 인플레이션을 더욱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관세는 유로존에 확실히 디플레이션 조치"라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전례 없는 수준의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
ECB는 지난달 중순 기준 예금금리를 연 2.50%로 낮춘 뒤 동결 기조를 시사했다. 그러나 이번 관세 충격으로 추가 인하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CB의 다음 금리 결정은 이달 17일 예정돼 있다.
관세 여파가 상당하겠지만 역대급 불황까지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미국발 관세가 자유무역 체제 등 기존 경제 질서에 타격을 준 것은 분명하지만, 자유무역 체제가 세계 경제에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점에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이 자유무역의 혜택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미국 없이도 이를 유지하려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NYT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이후에도 EU 체제가 유지된 사례를 언급했다.
코넬대 국제 무역정책 전문가인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제한 없는 자유무역에서 일단 후퇴하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논리적으로 보면 지금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그들 간의 자유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함께 뭉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도 "미국 주위에서 더 많은 국가들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중심에 있었던 미국에 대한 전환점이지 세계 각국이 자유무역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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