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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선명하네"… 스무살 추억의 캐릭터, 4K로 바꿔주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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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1월 재개봉한 국내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슈퍼스케일드 적용 전(왼쪽)과 후 스틸컷. 인쇼츠


2024년 극장가를 휩쓴 최고의 화두는 '재개봉'과 '리마스터링'의 흥행이었다. 과거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명작들이 다시 관객을 만날 기회를 얻으면서 그 시절의 감동을 추억하려는 발길이 극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새 생명을 얻은 고전 영화가 오늘날의 관객에게도 새롭게 다가가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재개봉 트렌드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리 포터'와 '러브레터' 등 재개봉 영화가 1월부터 상영되고 있으며 '마당을 나온 암탉' '뽀로로' '슬램덩크'와 같은 애니메이션 작품까지 재개봉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타이타닉'은 전 세계 48개국에서 재개봉하며 7000만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코렐라인'은 재개봉으로만 약 5200만달러의 이익을 거두며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부터 눈에 띄게 증가한 리마스터링 작품의 흥행 가도에 숨은 주역으로 인공지능(AI) 업스케일링 기술이 꼽힌다. 오래된 영상 화질을 개선하려면 이미지 픽셀 수를 늘리는 업스케일링 작업이 필요한데 픽셀을 단순히 늘리는 방식은 인물이나 배경의 디테일을 손상하고 색상을 왜곡한다. 따라서 고해상도 이미지를 저해상도 원본과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이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AI와 딥러닝 기술이 도입되며 시간 효율성을 높이면서 더욱 품질이 좋은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AI 업스케일링은 세계 시장에서도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토파즈랩스가 사진과 영상 업스케일링 기술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토파즈랩스는 사진작가, 영화 제작사,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AI 업스케일링 소프트웨어 툴을 제공하고 있으며 아마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아이맥스(IMAX)를 포함해 고객사 1500만곳 이상을 확보했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는 영상 콘텐츠 AI 솔루션 스타트업 '인쇼츠'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인쇼츠는 자체 개발한 'AI 슈퍼스케일러'를 통해 콘텐츠 산업에 특화된 업스케일링 솔루션을 제공한다. AI 슈퍼스케일러는 4K 비디오에 특화된 학습 데이터와 자체 개발한 비디오 AI 모델로 원본 영상을 프리미엄급 품질로 향상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대비 작업 시간을 10배 이상 절감하면서도 원본의 감성을 살린 탁월한 품질의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게 인쇼츠의 설명이다. 인쇼츠는 지난해 부산애니메이션협회를 비롯해 중국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인 알파그룹 등과 기술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일본과 중국의 방송·콘텐츠 기업과도 기술 테스트(PoC)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메가박스와 초고품질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 제휴를 체결했으며 첫 협업의 성과로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역대 최다 관객 수(220만명)를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슈퍼스케일드 4K로 상영하고 있다. 인쇼츠는 메가박스와 4K 콘텐츠 수급 및 극장 상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재개봉 영화, 리마스터링 작품 개봉에 협력하기로 했다.

인쇼츠는 지난 3일 아이코닉스와의 협업으로 20년 전 SD 화질로 제작됐던 '뽀롱뽀롱 뽀로로' 시즌2를 4K 화질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는 "인쇼츠의 기술력을 통해 기존 업스케일 솔루션의 한계로 여겨졌던 부분이 상당히 보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20년 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SD 화질의 '뽀롱뽀롱 뽀로로' 시즌2를 4K 화질로 재탄생시킬 수 있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글로벌 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아온 뽀로로가 더욱 생생한 화질로 현시대의 시청자와 다시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재개봉, 리마스터링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20년 전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AI를 활용해 4K 화질로 재방영됐다.

AI를 이용해 죽은 사람을 복원하거나 배우 모습을 젊은 시절로 되돌려놓는 '디에이징 기술'로 영화 '히어'에서 톰 행크스가 여러 연령대를 연기하기도 했다. 폴란드 영화감독 파트리크 베가의 전기물 '푸틴'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등장하는데 모두 AI로 만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재개봉 영화는 2023년 48편, 2024년 84편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관객의 호응도 이어져 지난해 4월 개봉한 일본 영화 '남은 인생 10년'은 기존 관객 수 13만명보다 3배 넘게 훌쩍 뛴 43만명을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비긴 어게인' '노트북' 등 고전 명작으로 손꼽히는 영화도 재개봉 관객 수가 각각 23만명, 17만명으로 흥행세를 이어갔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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