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차 협력사, 농축산 농가 피해 막기 위해 협력 절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할인행사를 이어가며 정상화를 위해 애쓰는 가운데 일부 식품업체의 납품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어제(20일)부터 홈플러스에 납품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 우유 판매대. /사진제공=뉴시스 |
지난달 초 긴급 기업회생을 개시한 홈플러스가 유업계 1위 서울우유와 농축산물 도매 유통 사업을 하는 농협경제지주 등에 협조를 당부했다. 홈플러스가 영세 사업자인 2차 협력사와 농축산 농가에 대한 상거래채권을 우선 변제할 수 있도록 6월까지 납품 거래를 정상적으로 지속해달라고 요청했다.
홈플러스는 7일 발표한 입장 자료를 통해 "일부 대기업 협력사 및 관련 단체의 '비 오는 날 우산 뺏기'로 2차 협력사와 농가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3일 22개 농축산단체로 구성된 한국농축산연합회가 "홈플러스의 대금 정산이 지연돼 농축산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이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서울우유, 농협경제지주 등 일부 대기업 협력사와 관련 이해단체의 협력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서울우유는 현금 선지급 조건을 고수하면서 지난달 20일 이후 2주간 물품을 공급하지 않았다. 이런 조치로 낙농 농장주와 서울우유 대리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단 게 홈플러스의 주장이다.
농협경제지주는 변제하는 미지급 회생채권이 없고 관련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상황에서 "불안하다"는 이유로 채권 한도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축소된 채권 중 대부분이 쌀 품목으로 쌀 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일부 대기업과 주요 이해단체들이 정상화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자신의 몫만 우선 챙기려다 보니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를 들어주지 못하자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줄이면서 2차 협력사들과 농축산 농가들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축산 농가와 영세한 2차 협력사들의 부수적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익단체인 한국농축산연합회가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해서 농협경제지주나 서울우유 등 일부 대기업 및 주요 단체를 설득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2만 명 직원들의 생계는 물론 수천 개 농가와 협력 업체들의 삶의 터전으로 관련 기업과 이해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조기에 정상화하는 것만이 대기업 협력사와 2차 협력사, 농축산 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관련 기업과 단체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홈플러스는 협력사와의 상생발전을 위해 △대금 지급 등 계약사항의 성실한 이행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 발전 방향 모색 △성공적인 회생 절차 마무리를 위한 상호 협력 등을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