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장례식 당일 일본 내 모습 (사진=이데일리DB) |
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가정연합은 종교법인법에 따른 해산명령을 내린 도쿄지방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도쿄고등법원에 즉시 항고했다.
그러나 최고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도 가정연합 법인은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세제상의 우대 조치는 받을 수 없게 되지만, 임의 단체로서 종교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
일본에서 과거 법령 위반으로 인해 해산 명령이 내려진 1996년 옴진리교, 2002년 명각사 사례는 모두 최고재판소까지 가서 다퉜다. 옴진리교는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테러 사건을 일으켰고, 명각사는 간부들이 각종 사기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가정연합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쿄지법의 결정은 드러나지 않은 사례를 추측으로 인정하는 등 증거재판주의에 명백히 위배되는 판단을 했다”며 “법과 사실을 무시한 ‘결론 먼저 있는’ 결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교단 문제에 오랜 기간 대응해온 전국통일교피해대책변호단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해산 명령을 수용하고, 신속히 모든 피해자에게 사과 및 배상을 하라고 요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항고가 제기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종교법인법은 ‘법령을 위반하고, 현저히 공공의 복지를 해친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 등이 있다면 법원이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3월 도쿄지법의 결정은 기부 권유에 관한 민법상 불법 행위가 해산 요건인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기부 권유에 따른 피해자는 1559명, 금액은 204억엔(약 2045억원)을 초과한다고 인정하며, “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 모두 유례없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가정연합 측은 2009년 ‘컴플라이언스 선언’을 발표한 이후 문제를 개선해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기부 피해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문제 삼았고 “사태가 개선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해산 명령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일본 내 종교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문부과학성은 200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범인이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기 때문”이라고 범행 동기를 밝힌 이후 고액 헌금이 사회문제가 되자 2022년 11월 조사를 실시해 기부 권유에 관한 민법상의 불법행위가 해산요건에 해당하는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023년 10월 법원에 가정연합 해산명령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