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밥장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인혁(왼쪽부터), 류수영, 파브리, 신현지, 황광희. 사진| 강영국 기자 |
류수영과 파브리 셰프가 한식당 하나 없는 한식 불모지에서 한식을 알리기에 나선다.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서울호텔에서는 JTBC 예능프로그램 ‘길바닥 밥장사’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류수영, 파브리, 황광희, 신현지, 배인혁, 김민석 CP, 김소영 PD가 참석했다. 출연자인 전소미는 스케줄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길바닥 밥장사’는 미식의 나라 스페인을 자전거 한 대로 누비며 길거리 장사를 시작한 류수영, 파브리의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한식당 하나 없는 스페인 최남단에서 움직이는 주방 ‘푸드 바이크’를 타고 한식 식대륙 개척에 도전한다.
이번 프로그램으로 첫 연출에 도전한 김소영 PD는 “자유도가 극단적으로 높은 음식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다. 의도가 맞아떨어져서 다양한 장소, 날씨, 변수와 촬영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간 해외에서 장사를 하는 프로그램은 많았다. ‘길바닥 밥장사’만의 차별점이 있을까.
김 PD는 “조금 더 낭만있다고 생각했다. 벽도 없고 지분도 없는데 행동 반경이 넓어서 도시 골목골목 다닐 수 있다. 평소에 자전거를 타지 않아도, 여행 가면 자전거 타는 매력이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차별점은 매일매일 출발선에 서는 느낌이라는 것”이라며 “파브리는 길바닥이, 류수영은 밥장사가 처음이다. 처음 도전하는 것 처럼, 대학생 새내기처럼 요리를 즐겁게 재미있게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매일 메뉴와 장소가 달라지니 힘들지만 낭만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또 “장사놀이로 보이지 않길 바랐다. (직원들 캐스팅 기준이) 업무 능력과 생존력이었다. 젋은 분들은 센스가 뛰어났다”고 직원들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 CP는 “매일 오는 손님의 유형도 다르다. 카디스라는 예쁜 도시 알짜 풍광이 배경 바뀌는 오픈 파노라마 주방이라고 보면 된다”며 “공간마다 역할 기능이 분리되는데 서로 소통, 상호작용 할일이 많고 손님이 어디서 나올지도 모르고, 직원들 상호작용이 많아서 텐션이 확 다르다. 기존 장사 프로그램과 결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거다”고 설명했다.
‘편스토랑’을 통해 레시피 부자이자 전국민 요리 선생님으로 자리매김한 류수영은 ‘길바닥 밥장사’를 통해 실력과 열정을 모두 뽐낼 예정이다.
류수영은 “고생 많이했는데 재미있었다. 굉장히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미화된 추억으로 남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매일 다른 장소에서 다른 레시피로 팔았다. 다른 방송에서도 그런 적 없고, 실제 장사하는 분들도 그렇게 안한다. 매일 장사가 끝난 뒤, 장을 보고 레시피 정리하는게 쉽지는 않았는데, 모두 함께해서 잘 버텨냈다. 재미있는 장사였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미쉐린 셰프 파브리도 스페인에서 한식 알리기에 나선다.
파브리는 “손님들 설득하기 위해서 ‘이거 진짜 인생의 경험’이라고 했다. 저한테도 인생의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은 태어나 처음이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힘들었지만, 보람있었다. 즐겁게 봐달라. 너무 재미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식을 모르는 사람에게 소개해야할 때 마다. 그 사람들이 아는 요리랑 섞인 요리를 제공하려고 한다. 퓨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카디스 대표 요리와 함께 한식을 소개했다.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류수영과 파브리 중 헤드 셰프는 누굴까. 김 CP는 “둘 다 헤드셰프”라며 “같이 각자 다른 메뉴할 때도 있지만 주방을 다른 곳에 펼칠 수 있어서 1,2호점 처럼 다른 공간에서 다른 손님들을 상대하며 매출 극대화 하기도, 자존심 대결 하기도 했다. 어떤 셰프와 직원들이 함께 하느냐에 따라 긴장감이 생기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황광희 “어느정도 방송은 계획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순식간에 바뀌니 너무 당황스럽고 화도 많이 났다. 장사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감독님이 많이 리얼로 뒀다”고 장난스레 덧붙였다.
그러면서 황광희는 “제가 셰프님 옆에서 수발을 쭉 해왔다. 그래서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서 종종 섭외가 들어왔었다. ‘잘 하지 않느냐’, ‘믿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며 섭외를 해서 그게 부담으로 다가왔었다”며 “제가 수발을 잘 드는거지 요리를 잘하는게 아닌데, 이번 기회에 잘해보자, 겸사겸사 외국도 나가보자 해서 출연했다”고 출연 이유를 장난스레 말했다.
이어 “메인 작가님이 (‘무한도전’ 등으로) 오래 같이 일했는데, 3회 하고 나니 너무 힘들어서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고 했었다. 그러니까 ‘너라서 불렀다. 마지막인 것 처럼 해달라’고 하더라. 회사에 전화하려다가 제 나이가 38살 아니냐. 이걸 해내야 어른 될 것 아니냐”며 “감독님들이 묵묵하게 계시며 ‘그냥 하시면 됩니다’하니 너무 미웠다”고 투정을 부려 웃음을 자아냈다.
‘길거리 밥장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류수영, 파브리. 사진| 강영국 기자 |
황광희의 투정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황광희 뿐 아니라 셰프인 류수영도 고충이 있었단다.
류수영은 “현지에는 한인 마트도 한식당도 없었다. 한류, K푸드 열풍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영미권에서 그런 것이고, 유럽은 모르는 곳 많더라. 장 볼 곳이 없었다. 한식을 해야하는데”라며 시작부터 난관이었던 부분을 언급했다.
이어 “기존 프로그램들은 ‘몇 인분 만들면 된다’는 게 있다. 하지만 ‘길바닥 밥장사’는 거의 하루 100인분 해야하고, 전쟁이었다. 매일 장사 끝나면 장보고 재료 준비를 했다. 기존 장사와 다른건 완전히 다른 점은 고객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장사를 한다는 점”이라며 “사람들이 지나다가 물어보고, 요리하고 있는데 집어간다. 덤문화가 있어서 ‘하나 먹어보고 살게’라고 하더라”며 기존 알던 유럽과 다른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류수영은 또 “유럽이면 세련되고 정이 없다고 하지 않나. 오히려 더 정이 많고 가족적이더라. 먹어보고 맛있으면 가족들 다 데리고 오더라. 생각보다 따듯하고 정 많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살더라. 진짜 스페인 남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걸 기대하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파브리 역시 “우리 방송을 촬영하고 한식당이 생겼다더라.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서 바로 생겼다더라. 하나도 없었는데 우리 촬영 덕분에 생겼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류수영은 “한국 음식이 더이상 매워지고, 달아지지않았으면 좋겠단 마음이 있었다. (스페인에서 장사를 하면서) 그런 욕심이 생기더라.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길바닥 밥장사’는 오는 8일 오후 10시 40분 첫 방송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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