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김건희 여사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남동 관저에서 빨리 나가고 싶다’며 경호처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호처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진 박 전 행정관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여사가) 대책 없이 ‘빨리 (아크로비스타로) 가겠다’고 해 경호처 간부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아크로비스타는 서울 서초구 주상복합아파트로 윤 전 대통령의 사저다.
박 전 행정관은 “(전직 대통령이기에) 일반인들이 포장이사를 불러서 이사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라며 “통상 전직 대통령이 관저를 나가면 독립가옥으로 가는데 아크로비스타는 공동주택이어서 경호 취약성도 많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첫째, 한 담장 안에 대통령이 머무는 곳과 경호동이 같이 있어야 된다. 둘째, 대통령이 머무는 곳 안에도 경호원이 들어가 있어야 하고, 경호원의 대기 장소가 대통령 부부와 별도로 있어야 된다. 셋째, (아파트 관리사무소 CCTV와 별개의) 독립 CCTV로 관제가 돼야 한다. 넷째, 6명으로 이뤄진 경호 근무조가 3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교대를 위해 대기하는 장소와 경호CP도 있어야 한다”라며 “엘리베이터도 독립적으로 사용해야 되는데 그런 조건이 공동주택에서 되기는 상당히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대통령 당선 직후 관저에 들어가기 전까지 6개월 가량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한 적이 있는데, 당시는 대통령 당선 직후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호의적이었고 불편을 감수해 준 측면이 있지만 현재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 전 행정관은 아크로비스타 사저 바로 옆집을 경호동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옆집 주인이 이를 허락할지, 또 집을 비우고 금방 어디로 가냐”고 지적했다.
‘경기도 양평(김 여사 일가가 땅을 소유한 곳)에 집을 짓고 살면 되지 않나’라는 질문에 박 전 행정관은 윤 전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을 받기 위해 수시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통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행정관은 또 “이번에는 경호처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수행하는 경호인원을 뽑는데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애를 먹고 있다는 말이 있다”며 “(경호원들이) 서로 안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임기를 마치고 영광스럽게 나가는 것도 아니고 불미스러운 일로 나가시는 거지 않나. 윤 전 대통령 밑에서 입 안의 혀처럼 하던 사람들이 제일 먼저 등을 돌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