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희(앞줄 왼쪽) KIMS 박사와 황인성 KERI 황인성 박사가 분무 건조 기법을 활용 고용량 이차전지 건식전극을 개발했다.[KERI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한국재료연구원(KIMS)이 고용량 이차전지 구현을 위한 ‘분무건조 기술 기반의 고성능 건식 전극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차전지 전극은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활물질’과 전기의 흐름을 돕는 ‘도전재’, 그리고 일종의 접착제인 ‘바인더’를 섞어 제조된다. 이들을 섞는 방법에는 용매를 활용하는 ‘습식 공정’과 용매 없이 고체 상태의 파우더로 섞는 ‘건식 공정’이 있다. 건식 공정은 습식 공정보다 친환경적인 데다,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활물질·도전재·바인더를 균일하게 혼합하는 데 많은 한계가 있었다.
분무 건조 기법으로 만들어진 활물질-도전재 복합 분말은, 건식 공정의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유 중인 KERI 연구진에 의해 고용량 전극으로 탄생했다. 연구진은 활물질-도전재 분말을 바인더와 혼합한 뒤, 특수 설계된 장비를 통해 바인더를 실처럼 가닥으로 늘려내는 일명 ‘섬유화(Fibrillation)’ 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섬세한 공정을 통해 활물질-도전재-바인더가 구조체로서 더욱 잘 엮어지고, 정교하게 결합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결합된 활물질-도전재-바인더를 밀도가 균일한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어내는 ‘캘린더링(Calendering)’ 과정을 거쳤고, 배터리용 전극까지 제조할 수 있었다.
황인성 박사가 복합 분말을 필름 형태로 만드는 일명 ‘캘린더링(Calendering)’ 공정을 통해 이차전지용 건식 전극을 제조하고 있다.[KERI 제공] |
공동 연구진은 다수의 실험을 통해 도전재 함량을 기존 건식 전극 문헌에 보고되는 2~5%에서 0.1% 수준까지 획기적으로 낮췄고, 활물질 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 98%까지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해당 방식으로 제조된 건식 전극은 상용 전극(2~4mAh/㎠)의 2배에 달하는 약 7mAh/㎠의 면적당 용량을 달성했다.
황인성 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사는 “전극 내부 소재들의 최적 조합으로 에너지 밀도와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고, 전고체전지나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전지 분야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윤지희 KIMS 박사는 “후속 연구를 통해 공정 비용 절감과 양산성 개선을 진행하고 기술 성숙도를 높여, 향후 기업체 기술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