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기고]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선,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0
댓글0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앤드어스 대표] 트럼프 2.0 시대, 미국은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 자산으로 삼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이 선언은 전 세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는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에 담긴 메시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세계적 기류는 이제 암호화폐를 투기의 대상이 아닌, 미래 산업의 근간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방향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암호화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한국은행이 예금 토큰 시범 사업을 착수했고, 토큰 증권 제도화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논의되던 스테이블 코인이나 법인 계좌 같은 이슈들도 하나둘씩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하나하나 단편을 살펴보면 분명 의미 있는 큰 진전입니다.

이데일리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앤드어스 대표


그러나 아쉬움이 드는 것은 전체를 꿰뚫는 그림, 방향성이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우리는 지금 퍼즐을 맞추고 있지만, 정작 그 퍼즐 맞춤이 완성되었을 때 어떤 그림일지 모르는 채 조각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호화폐(디지털 자산) 산업 생태계는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때 가능성으로 주목받던 스타트업들은 조용히 해외로 빠져나가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품고 뛰어들었던 젊은 창업자들은 법과 제도의 벽 앞에서 돌아서고 있습니다.

기회가 열리기보다는 규제와 먼저 마주하게 되는 현실.

지금 우리는 지금 그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문제는 제도보다 ‘시선’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암호화폐를 ‘위험한 것’, ‘불안한 것’으로 보는 시선에 익숙합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제도와 정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개념부터가 서로 다릅니다. 가상자산, 디지털 자산, 암호화폐… 용어는 다르지만, 쓰임은 비슷하고 해석은 제각각입니다. 기준이 없으니 방향도 흐려지고, 용어가 뒤섞이면 시선도 흐려집니다. 이제 우리가 정말 제대로 시작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세계를 어떻게 지칭해야 하는지 이름부터 함께 정리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 하나 짚고 싶은 것은, 블록체인은 괜찮지만 암호화폐는 안 된다는 이원적 시선입니다. 기술은 장려하지만, 그 기술이 실현하고자 하는 비전, 즉 암호 경제(디지털 자산 생태계, 토큰 생태계)는 여전히 꺼림칙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서비스 없는 기술은 존재할 수 없으며, 둘을 억지로 떼어놓으려는 정책은 결국 기술의 숨통을 죄게 될 뿐입니다.

안타깝게도 미국 및 다른 나라의 동향과 달리 우리는 지금 이 분야에는 누구도 전체를 조율하는 체계나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금융위원회, 과기정통부, 한국은행 등 여러 기관이 각자 정책을 내놓지만, 서로 연계성을 갖지 않은 채 각자의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서로 방향이 다른 정책들이 흘러가다 보면 민간 시장은 불확실성과 혼란 속에 놓이게 됩니다.

이와 맞물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으로,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규제냐 진흥이냐라는 이진법 속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산업을 키우는 일과 사람을 보호하는 일은 결코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현실은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 극명합니다.

암호화폐(디지털 자산)는 더 이상 소수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기술이 있고, 금융이 있고, 산업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안에는 미래를 이끌어갈 세기적 변화의 흐름에 직면하고 있는 청년 세대의 꿈과 기회, 새로운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이 흐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암호화폐(디지털 자산)를 금지 및 규제의 대상으로 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전략 자산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틀, 그 시작점에 우리가 서 있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지금 내리는 판단이,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한민국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아시아경제네이버 지도, 황금연휴 맞아 외국인 관광객에 韓 핫플 소개한다
  • 헤럴드경제韓 연구진, 치매 기억 손상원인 찾았다…“단기 기억력 회복 가능성 입증”
  • 디지털데일리이재명, 첫 대선 행보는 AI…14일 ‘퓨리오사AI’ 방문
  • 중앙일보"시리야" 부르면 나오는 AI... 아이폰 비서 만들기 [팩플]
  • 이투데이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비트코인도 롤러코스터…트럼프의 입 주목 [Bit코인]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