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이 8일 창립 72주년을 맞는다. 직물 회사에서 시작한 SK는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반도체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재계 서열 2위까지 올랐다. 현재 최태원 회장의 지휘 아래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SK가 4차 혁신 창업을 통해 성장해온 역사를 넘어 새로운 ‘퀀텀 점프(대도약)’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섬유에서 에너지·화학, 정보통신으로
SK는 1980년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096770))를 인수하며 두 번째 창업을 이뤘다. 최 창업회장의 뒤를 이은 친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은 정유와 석유화학 제품과 필름, 섬유 등을 일괄 생산하며 중화학 산업의 주춧돌을 놓았다. 1984년 예멘의 마리브 광구에서 유전개발에도 처음 성공하며 대한민국이 ‘무자원 산유국’ 신화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
최 선대회장은 이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정보통신 산업을 낙점했다. 최 선대회장은 유공 인수 후 임직원과의 대화에서 "조만간 무선 정보통신이 주도하는 시대가 올 테니 여러분도 거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SK는 1992년 제2이동통신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사돈 관계인 SK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일었고, 최 선대회장은 "특혜시비를 받아가며 사업을 할 수 없다"며 사업권을 반납했다. SK는 1994년 김영삼 정부 들어서야 제1이동통신 사업자였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017670))을 인수하며 정보통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후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디지털 이동전화를 상용화해 국내 최대 통신 업체를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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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으로 글로벌 도약
특히 AI시대 핵심 반도체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공은 '뚝심 투자'가 빛을 발한 성과로 꼽힌다. 2012년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대부분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일 때도 SK는 매년 조 단위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했고, M14와 M16을 비롯한 신규 메모리반도체 공장도 적극 건설했다. 2013년 그렇게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것이 HBM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신조로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을 높였고 생성형 AI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나면서 이른바 '대박'이 났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고객사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제조 강자 TSMC 등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며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룹 편입 직전이던 2011년보다 매출과 시가총액(지난해 말 기준)는 각각 6배 10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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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5차 혁신창업의 주춧돌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 건축(SK에코플랜트)와 서버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SK하이닉스), 전력 공급(SK이노베이션), 통신망 구축(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서버 운영(SK C&C) 등 역량을 총망라해 AI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TSMC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AI 데이터센터 관련 협력 방안도 논의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SK AI 서밋’에서 “SK의 AI 데이터센터 등 여러 설루션이 (파트너사들의) 코스트(비용)를 얼마나 절약해 줄 수 있는지는 저희(SK)가 증명해낼 필요가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SK가 그럴(증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희와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곳과 했을 것”이라고 했다.
SK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5'에서도 슈나이더일렉트릭, 기가컴퓨팅 등 국내외 기업들과 AI 데이터센터의 MEP(기계·전력·수배전), 액체냉각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SK는 GPU 6만장이 투입되는 100메가와트(MW)급 하이퍼스케일로 서버 10만 대를 동시에 가동할 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추후 그 규모를 1기가와트(GW)로도 확대해 AI 분야의 아시아 허브로 거듭나려 한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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