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춘천=뉴스1) 윤왕근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파면 선고를 내리면서 또 다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된 가운데, 대구·경북만큼 보수색이 강하다고 여겨지는 강원지역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강원도에서 34.16%의 득표율을 기록해 29.97%를 얻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4.19%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홍 후보는 직전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강원권 득표율(61.97%)보다 무려 32% 빠지는 성적표를 받아드는 데 만족해야 했다. 문재인 후보 역시 본인이 출마했던 18대 대선보다 강원도에서 9% 떨어진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승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강원권 수부도시 춘천을 비롯, 인구 최다 원주 등 영서지역에서 홍준표 후보를 따돌리며 승리를 가져왔다. 철원이나 화천 등 영서북부 접경지역에서도 문 후보가 승리했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보수색이 강한 강릉 등 동해안 일부에서 승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오히려 속초에선 득표율이 29.67%에 그치며 문 후보(32.16%)에 패하고 말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 둘째)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선을 일주일 앞둔 2일 서울 마포구 MBC상암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후보. 2017.5.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
승리한 문 후보가 강원지역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곳은 춘천(38.18%)이었고, 가장 적게 표를 얻은 곳은 양양(28.29%)이었다. 반면 홍 후보의 최다 득표율 지역은 문 후보와 정 반대로 양양(37.7%)이었고, 최소 득표율을 기록한 곳은 춘천(24.83%)이었다.
다만 당시 대선은 홍 후보외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후보군이 다수 나왔던 선거였다.
당시 강원도에서도 안철수 후보는 21.75%의 득표율을 기록, 2위 홍준표 후보에 불과 8.2%p 뒤진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강원권 득표율은 6.86%였다. 이번에 치러질 조기 대선에서도 출마가 예상되는 세 후보의 당시 강원권 득표율 합계는 58%가 넘는다.
또 중도보수인 안, 유 후보 2명의 득표율 합계는 28.85%다. 강원권에도 강성 보수에 못지않은 중도 보수 표심이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강원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이 30% 안팎의 중도보수 표심을 안는 후보가 21대 대통령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2017 조기대선'과 '2025 조기대선'의 상황은 판박이지만, 단순히 이 부분만 두고 이번 선거를 논하긴 어렵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중도층의 피로감이 심해졌거나, 보수정당에 환멸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본다"며 "반면 지난 탄핵정국과 달리 보수층은 강성으로 진화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강원권에서 승리하려면, 30% 언저리의 중도 보수층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반면 국민의힘 등 범보수가 2017년 대선처럼 분열해 선거를 치른다면, 이번 선거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파면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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