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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보험사, '전이암 원발부위 특약' 설명 의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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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보험 원발부위 분류 조항 설명 의무 관련 첫 판례
"원발부위 특약, 보험금 보장범위·지급액 결정 핵심사항"
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2018.6.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보험사가 원인이 불명확한 전이암의 보험금을 앞서 발생한 암의 원발부위(최초 발생 부위)를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분류 특별약관을 가입자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 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8년 12월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과 목 오른쪽 림프절 절제술을 받고 이듬해 갑상선암과 림프절 전이암 등을 최종 진단 받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는 A 씨와 체결한 보험 계약에서 '보험 계약상 암에서 제외한 갑상선암으로 수술 시 보험가입금액의 20%를 지급한다'는 내용과 '불명확한, 이차성 및 상세불명 부위 암의 경우 일차성 암의 원발부위를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분류 특약을 근거로 보험금 440만 원을 지급했다.

이에 A 씨는 자신이 진단 받은 림프절 전이암은 갑상선암과 별개의 암이고,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사가 원발부위 분류 특약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보험금 2200만 원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는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보험계약자가 해당 분류 특약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 설명할 의무가 없고, 원발부위가 갑상선이므로 지급한 보험금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1심을 맡은 부산지법동부지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뒤집고 A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A 씨의 림프절 전이암이 갑상선암과 구별되는 별도의 암으로 보기 어려운 점 △원발부위 특약 설명 여부가 A 씨의 보험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보험사가 일차성 암 발병 부위를 알 수 있는 이차성 암의 경우 원발부위로 보험금을 결정하도록 한 금융감독원 지도를 따른 점 등을 기각의 이유로 들었다.

반면 대법은 원발부위 특약을 가입자에게 설명하지 않은 것은 약관법에서 규정한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상고심 재판부는 "무엇을 보험사고로 할 것인지에 관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보험금 지급 의무의 존부, 보장 범위 또는 보험금 지급액과 직결되는 보험계약의 핵심적 사항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이어 재판부는 "일반인이 보험자의 설명 없이 갑상선암에서 전이된 이차성 암이 진단된 경우 암으로 보장받을 수 없고 원발부위를 기준으로 갑상선암에 대한 보장만 부여된다는 사정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법은 A 씨의 청구가 액수가 적은 사건(소액사건)이지만 원발부위 기준 분류 조항의 의의와 설명의무 대상 여부를 두고 아직 대법 판례가 없고 하급심에서 판단이 엇갈려 법령해석 통일이 필요했다고 심리 진행 배경을 설명했다.

대법은 갑상선암과 전이암 보험금을 이중 지급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갑상선암과 동시에 또는 갑상선을 원발부위로 하는 이차성 일반암이 진단되면 일반암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또 갑상선암 보험금을 이미 준 상황에서 일반암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그 차액만 지급하면 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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