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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文武’는 하나

조선일보 이승하 시인·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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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은 ‘서해 수호의 날’이었다. 2016년 제정된 기념일로 3월의 넷째 금요일이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 북한의 서해 도발에 맞서 고귀한 생명을 바친 호국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행사를 갖는다. 이순신 장군이 ‘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하는 시조를 남겼듯이 문과 무는 별개가 아니었다. 임진왜란 때의 공신 중 다수가 문관이었다.

문인과 군인이 아주 가까워진 적이 있었다. 6·25 발발 직후 임시 수도 대전에서 문총구국대가 결성되었다. 문인들이 흩어져 피란 갈 것이 아니라 글로써 보국하자는 뜻을 갖고 모였다. 국군 정훈국 소속으로 군인 신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문총구국대 아래 3개 단체가 만들어졌다. 공군종군문인단과 육군종군작가단이 대구에서, 해군종군작가단은 부산에서 결성되었다. 1951년의 일이었다. 9·28 수복 후 문총구국대는 없어지고 군별로 종군작가단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활동을 계속했다.

육군종군작가단은 강연회 8회, 문학·음악의 밤 14회, 문인극 공연 6회, 부대가 및 군가 작사·작곡 수십 곡의 실적을 남겼다. ‘전선문학’이라는 문예지 7권을 발간하기도 했다. 보병 제3사단 23연대에서 원산 탈환전에 12일 동안 종군한 유치환은 당시 창작한 시를 모아 전시에 시집 ‘보병과 더불어’를 펴냈다.

전쟁이 끝나면서 이 단체들은 해산했지만 해군은 소식지 ‘해군’을 펴내는 일에 주력해 올해 3월호로 570호를 발간했다. 2011년 2월 11일 ‘NAVY 문인클럽’이 창립되었다. 군인의 사기 앙양과 군에 대한 민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만들어진 이 단체는 해군사관학교 인문학 특강, 해군 행사 시 함정 내 특강, 관함식 참여, 해군기지 견학, 백령도 견학, 호국 백일장 심사, 인천상륙작전 관련 등대 유적지 탐사, 잠수함 손원일함 견학 등을 했다. 민과 군이 합심한 좋은 사례들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클럽의 일원으로 2018년에 해군사관생도 세계순항훈련에 참가, 충무공이순신함에 동승해 세계의 주요 항구를 생도들과 함께 돌아보기도 했다. 생도들이 씩씩해서 안심하고 왔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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