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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위기… 통합의 미래를 열자 [심층기획-새로운 대한민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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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각계 전문가 제언
尹 파면 이후도 국민 분열 여전
“이번 대선 통해 갈등 완화 시급
차기 지도자 화합 리더십 절실”
“트럼프 통상압박 해결 급선무
급변 상황, 노련한 리더십 필요”
“양대 정당, 서로 발목 잡는 정치 멈춰야”
“직접 민주주의식 의사 발산 통로 필요”
대한민국이 위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100여일간의 탄핵 정국은 한국사회의 갈등 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8대 0으로 결정했지만, 헌재 결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국민도 적잖은 현실이다. 내부적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가운데, 외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적용했다.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에 상당한 위기다. 경총의 설문 조사 결과 국내 기업의 97%가 “올해 경제위기가 온다”고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세계일보는 정치, 사회, 외교·안보, 경제·산업 등 각 분야 전문가 20인에게 의견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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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 이틀 후인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천막 농성장이 치워진 가운데 관광객과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5.04.06 최상수 기자


다수 전문가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대선을 통해 선출될 새 대통령과 정부가 현재의 갈등상황을 완화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되, 실용적 관점에서 국익을 고려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적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대선 기간이라도 정치권 전체의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국민의 의지와 이를 모아낼 리더십이 마련된다면 당면한 ‘한국의 위기’를 ‘한국의 기회’로 바꾸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그 국민의 의지를 모으고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야 하는 60일간의 ‘21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닻을 올렸다. 한국 사회가 위기를 뚫어내고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를 판단할 두 달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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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 선고를 받았다.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 122일 만이자,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111일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치·사회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갈등의 완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3 비상계엄’과 그 이후 100여일간 나타난 한국 사회의 상당한 갈등 양상을 정치권 모두가 명확히 인식하고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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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승자와 패자 모두 1차적으로 강도를 낮추었으면 좋겠다”며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서 보여준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 통합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양대 정당이 서로 어깃장 놓고 발목 잡는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 전후 극심해진 음모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확증편향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퍼날라 이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세력에 대한 법적, 제도적 제재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넓게 퍼져 있었다. 고검장을 지낸 법무법인 율촌의 김경수 변호사는 “헌법은 국민의 권리 외에 대통령, 국회, 헌법재판소 등에 대한 통치구조를 규정하는데 이런 통치구조의 개선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볼 때가 됐다”며 “국민이 직접 민주주의 형태로 의사를 발산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아주 어려운 정치적인 과제에 직면한 지금 비극적인 사태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개헌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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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신 나갔거나 얼빠졌거나 사익을 위해서 정치적인 자리를 이용하는 그런 정치인들을 가차 없이 비판할 수 있는 용기가 한층 더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대외적으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의 대외 정책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며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노련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소장은 “지금의 국제 정세는 지배적 강국(dominant power)들의 거래와 이익이 중심이 되고 있어 ‘실리’와 ‘균형’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강대국에) 이용당할 수 있다”며 “강단 있는 원칙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한·미 관계를 우선하되 유연한 대외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자유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중시하는 우선순위를 갖고 있되 중국, 러시아 등에 유연성을 발휘하며 실리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상 압박 문제를 정파 구분 없이 한마음으로 해결해나가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경제학)는 “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가장 시급한 문제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이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경기가 너무 나쁘다”며 “여야가 협치를 통해 시급하게 추경을 처리하고 동시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경기활성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도형 기자, 편집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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