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련 기사 읽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피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도착하는 차 안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쓰여진 모자를 쓴 채 중국과 관련한 신문 기사를 읽고 있다. 주피터=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것은 경제 혁명이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관세 전쟁’을 강행할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버텨내라. 쉽지 않겠지만 마지막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최근 자신의 관세 드라이브에 미국 증시가 폭락하고 미국 내에서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자신이 관세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대중의 우려를 완화하고 지지층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같은 세율의 맞불 관세를 발표한 중국을 겨냥해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중국의 맞대응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캐나다, 멕시코 등을 제외한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 10%의 기본 관세(보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9일부터는 상호 관세를 명목으로 한국(25%)을 포함한 60여개국에 차등적인 관세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성마약 펜타닐의 유입을 들어 중국에 10%씩 두 차례 관세를 올렸을 때만 해도 중국의 보복 조치는 다소 수세적이었다. 중국이 이번에 맞불 관세에 이어 희토류 수출통제까지 꺼내든 것은 일종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세계를 대상으로 하면서 국제사회의 미국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미국 주가 급락까지 겹치며 중국은 상황이 자국에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양자 간 분쟁을 넘어 글로벌 무역 체제 전반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관세 장벽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국 등 제3국 시장으로 대거 흘러들어올 경우 국내 제조업체는 수출길이 막히는 동시에 수입경쟁 압박에 노출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실제로 일부 업계에서는 중국산 가전, 태양광, 화학제품의 저가 공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고리로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틱톡의 미국 내 매각을 강제하는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 유예하고 “중국과 좋은 신뢰 속에서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관세 전면전 속에서도 틱톡 거래 승인을 일단 보류하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사진=AFP연합뉴스 |
다만 틱톡 문제를 매개로 한 관세 충돌 회피 시도는 실질적 진전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4일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거래가 중단됐다고 보도하며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발한 중국 정부의 반대 때문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무역전쟁이 중국에 오히려 전략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호관세 정책으로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 경제 질서가 여러 면에서 변화에 직면했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무차별적으로 자극하면서 오히려 중국을 대안으로 떠오르게 만들고 있다”며 “유럽과 아시아 각국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율 관세의 대상이 된 한국과 일본 내 반미 정서가 확대되면 중국의 상대적 입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