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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선택이 만든 이변 … 47% 머문 이재명, 국힘 유승민 '깜짝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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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는 정치 양극화의 현실이 담겨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는 질문에 이재명 대표가 선두에 오르긴 했으나 절반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국민의힘에선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유승민 전 의원이 예상을 깨고 2위에 오르며 약진했다.

예상 밖 결과를 놓고 A정당 지지자가 B당의 경선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이른바 '역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일경제신문·MBN이 여론조사 업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5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이 대표가 지지율 47.4%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비이재명계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8.9%,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8.2%로 추격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 4.2%,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3.8%, 김두관 전 의원 2.4% 순이었다. '지지하는 인물이 없다'는 17.7%, 기타 인물은 3.7%, '잘 모름'이 3%로 나왔다.

지난달 26일 2심에서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 대표가 단독 1위를 달리는 건 예상된 결과지만 절반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뭘까. 이는 응답자 중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 대표가 겨우 6.7%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사이에서는 1위가 김부겸 전 총리(19.3%), 2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15.3%)였다.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층에선 87.5%가 이 대표가 가장 적합하다고 했다.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이 대표에 이어 우 의장(4.0%), 김 지사(3.7%), 김 전 지사(1.5%) 순으로 나타나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국민의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선 김 장관이 18.6%로 1위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이 13.9%로 2위에 올랐으며 홍준표 대구시장 9.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9.4%, 오세훈 서울시장 5.3%, 안철수 의원 3.3%,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2.6%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지지하는 인물이 없다'는 답이 28.7%로 전체 응답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는 점도 시사점이 있다. 기타 인물 5%, '잘 모름' 3.6% 등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인한 파장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김 장관이 37.3%로 치솟았고, 유 전 의원은 3.4%로 6위까지 미끄러졌다. 민주당보다 더 큰 격차를 드러낸 셈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김 장관에 이어 홍 시장 17.4%, 한 전 대표 13.9%, 오 시장 10.2%, 원 전 장관 6.4%, 안 의원 0.9% 등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전체 조사와 지지자 조사의 결과가 큰 차이를 드러내자 각 정당 지도부는 대선후보 경선 룰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조사 결과 간 차이가 크고 경쟁이 비교적 치열한 국민의힘에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번 탄핵 국면에서 지지층과 중도층의 인식 차가 커지면서 국민의힘에선 경선과 대선 모두에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선택하도록 경선을 진행하는 게 최대 과제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이듯 핵심 지지층에서 인기 있는 후보일수록 중도 확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고민 때문이다. 이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되 '당원 50%·일반 국민 50%'로 여론 반영 비율이 높은 현행 룰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선두를 굳힌 민주당은 국민의힘만큼 역선택을 우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에는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선 기간이 너무나 짧기 때문에 국민참여 경선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실무적 준비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른 5대5 경선 룰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무총장은 "국민경선도 권리당원들에게 무조건 선거인단 자격을 부여하도록 돼 있다"며 역선택을 경계했다.

하지만 비이재명계에서는 완전국민경선이 아니면 '이재명 추대 경선'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날 김부겸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혁신당이 제안한 완전국민경선이 열쇠가 될 수 있다"며 "탄핵의 강을 함께 건넌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불안해하는 중도·보수 민심을 등에 업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놓고 친이재명계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오히려 역선택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3차 국민선거인단에 외부 종교단체 세력이 대거 들어왔다는 의혹이 있었다"고 말했다. 2021년 10월 경기·서울 경선에서 이 대표의 3차 국민선거인단 득표율이 28.3%에 그쳐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62.4%)보다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여론조사는 매일경제신문·MBN 공동 의뢰로 여론조사 업체 한길리서치가 수행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 이후부터 5일까지 이틀간이며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RDD 방식으로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 방식이다.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 15.6%, 유선 전화면접 3.9%, 무선 ARS 80.5% 등 혼합 방식이고 지난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안정훈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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