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이 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하면서 이강인은 또 하나의 우승 타이틀을 경력에 추가했다. 개인 커리어 여섯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지만 마냥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앙제와의 2024-2025시즌 리그1 28라운드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강인에게는 PSG 입단 이후 다섯 번째 우승이다.
지난해 1월 프랑스 슈퍼컵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으로 시작해 2023-2024시즌 리그1과 쿠프 드 프랑스(FA컵)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올 1월 다시 트로페 데 샹피옹을 들어올린 데 이어 이번 리그 우승까지 추가했다. 여기에 2019년 발렌시아 소속으로 차지한 코파 델 레이 우승,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합치면 통산 7개의 트로피를 보유하게 됐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PSG는 현재 쿠프 드 프랑스(FA컵) 4강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 있다. 두 대회 모두 우승 가능성이 열려 있다. FA컵은 PSG가 강력한 우승후보다. 챔피언스리그 역시 8강에서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을 제압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두 대회를 모두 제패할 경우 이강인은 한국인 최초로 유럽 트레블을 달성하는 선수가 된다.
이강인은 이 역사적인 시즌의 일원으로 함께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현재 이강인은 시즌 초반과 달리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강인의 개인적인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우승과 별개로 입지는 확실히 좁아졌다. 시즌 초반만 해도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던 이강인은 올해 들어 급격히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날 출전 명단에서도 이강인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3월 A매치 기간 오만전에서 입은 발목 부상 이후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출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배경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먼저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직접적인 선택해 영입한 선수가 아니다. 이강인이 PSG에 입단한 시점은 엔리케 감독 부임 전이었다. 엔리케 감독이 원했던 선수는 아니었던 것이다.
측면 자원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우스만 뎀벨레는 감독과의 불화가 해소되면서 팀 내 입지를 되찾았다. 지난 겨울 합류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빠르게 적응하며 왼쪽 윙 포지션을 꿰찼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에 역시 이강인보다 우선적으로 기용되고 있다.
중원에는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 에메리, 주앙 네베스 등이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강인은 측면과 중원에서 모두 뛸 수 있는 멀티 포지션 수행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정작 이강인의 활용 폭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강인도 미래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PSG에서 계속 뛴다면 여러 개의 우승컵을 추가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승 과정에서 핵심 주전 멤버로 함께한 것과 벤치 멤버로 달성한 것은 큰 차이다.
이강인 같은 재능 있는 선수가 주전으로 뛰지 못하고 더욱 성장하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에도 큰 손해다.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차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적설도 연일 보도되고 있다. 프랑스 매체 풋01은 지난 4일 "PSG가 이강인의 이적을 허용했고, 아스널이 이강인 영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PSG는 임대를 포함한 다양한 이적 옵션을 열어두고 있으며 아스널은 이강인 측과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에서 복귀한 직후 우승 메달을 추가했지만 정작 PSG에서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이제 이강인에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우승보다 자신의 이름을 증명할 수 있는 더 많은 출전 시간과 확실한 입지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