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차기 유력 주자 되자 "尹 파면 아쉽다"
"실리 중시해 이야기 통할 수도" 기대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바치고 집무실로 이동하며 활짝 웃고 있다. 뉴시스 |
일본 정부·언론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비상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한일관계 개선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그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최근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동시에 내비쳤다.
6일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의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주요 후보자들의 외교·안보 정책 분석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주요 후보들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한국 내 반발 여론에도 3자 변제(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민간 재원으로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대신 지급)를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 교체로 차기 대통령이 다시 이의를 제기하면 한일 간 갈등은 부활할 수 있다. 요미우리는 "윤석열 정부와 대립해 온 한국의 진보 진영은 역사 문제에 엄격한 입장"이라며 "일본에선 정권 교체 시 한일관계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
이같은 우려는 이 대표의 강경한 외교 기조에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제3자 변제 해법은 물론 윤 전 대통령의 대(對)일본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결정 때는 금식까지 감행하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강경 기조 대신 실용 외교를 택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요미우리는 "이 대표는 실리를 중시하는 현실파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과) 이야기가 통할 지도 모른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