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6.29/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 |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는 관세전쟁의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꼬집었다.
WSJ은 이날 '시진핑을 기쁘게 만드는 미국 관세'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글로벌 무역전쟁은 시 주석을 향한 전략적 선물"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10%씩 두 차례에 걸쳐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지난 2일 상호관세 발표를 통해 오는 9일부터 34%의 관세를 추가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WSJ은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는 시 주석이 무역전쟁에 따른 높은 실업률이나 경제성장 저하로 인한 정치적 또는 사회적 고통을 극복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기 쉬울 것이라고 낙관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공화당은 트럼프의 관세로 인한 여파를 안은 채 18개월 뒤 중간선거에 나서야 할 상황이라며 "시 주석으로선 미국에 맞서 민족주의 정서를 고양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WSJ은 트럼프가 경제적·전략적으로 중국에 함께 대항할 세계 각국과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잘라내고 있다며, 마침 많은 국가들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재평가하기 시작한 시점에 벌이진 일이라고 말했다.
WSJ은 "베트남처럼 미국과의 무역 확대가 중국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국가들은 이제 트럼프가 베트남 수입품에 46%의 관세를 부과하며 그런 기대가 사라졌다"며 태국(36% 관세), 인도네시아(32%), 필리핀(17%) 등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고자 했던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WSJ은 "동북아의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은 각각 24%와 25%의 관세를 부과받았다"며 "반미 정서는 이러한 지역에서 여전히 강력한 정치적 힘이고, 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한 시장은 중국은 그 대안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20% 관세를 부과받은 유럽도 마찬가지"라며 "미국은 유럽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줄이도록 수년간 외교 노력을 기울여왔고,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프랑스, 독일 등에서 중국에 보내는 무역사절단을 다시 늘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글로벌 정서를 요약하며 "미국과의 관계가 꾸준히 깊어지기만 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아울러 80년간의 미국 경제 리더십 시대의 종말을 지적하며 "비극적이지만, 이것이 새로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WSJ은 "시 주석과 그의 공산당은 오랫동안 서방이 약하고 분열되어 있으며 후퇴하고 있다고 믿어왔다"며 "그는 이번 주 그 믿음을 확인할 것이고, 이제 큰 수고 없이도 그러한 서방의 분열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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