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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족욕’ ‘딸기 비빔밥’에 화들짝...나흘간 53만 명 방문한 ‘논산 딸기 축제’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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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딸기족욕장 [문서연 여행+ 기자]


영덕 대게, 영광 굴비, 횡성 한우. 고유명사처럼 지역에 졸졸 따라다니는 특산품이 있다. 과일의 대표주자로는 ‘논산 딸기’. 국내 딸기 생산 비율 15%를 차지하는 만년 1위 지역이다. 충청도 사람들은 전국 딸기가 전부 논산에서 나는 줄 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딸기 위상이 하늘을 찌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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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딸기축제 개막식 [사진 = 논산시]


논산 딸기가 세계화를 노리고 있다. 논산시는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형 쇼핑몰에서 ‘2025 논산시 농식품 해외박람회’를 개최했다. 첫날 방문객만 8만5000여 명. 인도네시아 현지 유통업체와 353억 원 규모의 수출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뤘다. 오는 6월엔 ‘2027 논산 세계 딸기 산업 엑스포’ 개최 정부 공식 승인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인의 고유명사 ‘LA 갈비’ ‘노르웨이 연어’가 부러웠다면 ‘논산 딸기’에 기대를 걸어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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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딸기축제 전경 [사진 = 논산시]


그 위상을 보여주듯 ‘제27회 논산 딸기 축제’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축제 첫날인 목요일부터 사람이 몰려 주말까지 문전성시를 이뤘다. 4일간 열린 축제 방문객만 53만 명. 딸기가 잘나가도 너무 잘나간다. 여태껏 논산을 대표했던 ‘논산 훈련소’에 수고했다며 바통을 뺏어 가버린 딸기의 도약, 논산 딸기 축제의 후기를 전한다.

어디까지 딸기인 거예요? 딸기에 절여진 딸기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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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딸기 퍼레이드 참가팀 [문서연 여행+ 기자]


축제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달콤 시큼한 냄새가 코를 유혹한다. 축제는 그야말로 ‘딸기 천국’이다. 딸기 연등을 단 연못부터 각종 딸기 체험 부스가 줄지어있다. 어르신들의 머리엔 딸기 핀이 달랑달랑 달려있고, 빨갛게 옷을 맞춰 입고 온 젊은 커플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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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딸기축제 부스 [문서연 여행+ 기자]


동요 ‘멋쟁이 토마토’가 있다면 논산엔 ‘멋쟁이 딸기’가 있다. 주스도 되고 싶고 케첩도 되고 싶은 꿈 많은 토마토는 발도 못 내민다. 축제장엔 딸기 비빔밥, 딸기 국수, 딸기 식초 등 생전 처음 보는 딸기 요리가 한 가득이다. ‘딸기 두바이 초콜릿’이나 ‘딸기 쫀득쿠키’같은 SNS 유행 간식도 있다. 딸기 디저트라면 빼먹을 수 없는 ‘딸기 시루’의 대전 성심당도 ‘딸기 튀소’로 지원사격을 나섰다.

축제를 가득 메운 딸기 체험 중 방문객을 가장 놀라게 한 곳은 두 곳. ‘딸기 족욕’과 ‘딸기 비빔밥’이다. 축제가 열리는 시민 가족 공원의 족욕장은 축제 기간 ‘딸기 족욕장’으로 운영한다. 딸기즙을 넣어 향과 함께 몸을 풀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탕은 총 3개. 온도가 높아질수록 물색도 짙어진다. 방문객들과 두런두런 앉아 얘기도 나누고 보면 발목까지 빨갛게 물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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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비빔밥 [문서연 여행+ 기자]


파인애플 피자를 이을 ‘따듯한 과일’ 논쟁거리가 이곳에도 있다. 장안의 화제였던 ‘딸기 비빔밥’은 한국 여성 농업인 논산시민협회의 야심작이다. 논산 여성 농부들이 직접 수확한 딸기, 쌀, 채소와 논산에서 도축한 고기로 이뤄진 ‘논산 한 그릇’이다. 오전에는 딸기 비빔밥을 섞는 퍼포먼스도 있으며 퍼포먼스가 끝나면 비빔밥 시식 이벤트가 있다. 상큼하고 따듯한 딸기가 이상했지만 ‘나쁘지 않은데’ 하며 손이 가는 맛이다.

“아이들 데려오기 너무 좋죠” 딸기 체험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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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체험부스 [사진 = 논산시]


딸기 축제엔 간단하고 안전한 체험이 많아 부모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 딸기 축제에서 놓칠 수없는 즐길 거리는 딸기 수확 체험이다. 논산시는 신청을 받아 ‘청정딸기 수확체험 농장’ 20곳을 선정했다. 홈페이지에 게시한 리스트를 참고해 농장에 직접 신청하는 방식이다. 농장들은 대부분 축제 장소로부터 차로 5~10분 정도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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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로롱 딸기농장 [문서연 여행+ 기자]


티니핑이 가득한 딸기밭부터 실내 놀이터까지, 아이들의 천국을 만든 또로롱 딸기농장에 방문했다. 대부분 논산 딸기 체험 가격은 1만5000원 내외다. 딸기 따는 양은 무제한. 보통 받은 딸기 박스가 가득 채워질 정도로 담아간다. 딸기 따는 방법도 간단하다. 입구에 놓인 유아용 가위를 가지고 딸기 꼭지를 자르면 끝이다. 농장이 크고 동선 이동도 편해 어린아이들도 편하게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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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로롱 딸기농장 [문서연 여행+ 기자]


딸기 수확 체험은 축제 기간이 지나도 신청할 수 있다. 수확철인 11월부터 5월 둘째 주까지 이어진다. 또로롱 딸기농장의 경우 5월부터는 블루베리 체험을 진행한다. 농장별로 특색있는 체험들이 있으니 비교 후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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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딸기 디저트 체험 부스 [문서연 여행+ 기자]


체험 거리가 가득한 딸기 축제 부스들은 대부분 지역 농장에서 참여했다. 간편한 딸기 디저트 만들기를 준비한 잠뱅이 딸기농장의 ‘DIY 딸기 디저트 체험’ 부스에 방문했다. 잠뱅이 딸기농장은 체험 실습 중인 스마트팜 혁신 밸리 학생들과 함께 부스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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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디저트 만들기 체험 [김지은 여행 + 기자]


잠뱅이 딸기농장은 딸기 디저트 만들기와 비타베리 화분, 딸기 액세서리를 판매했다. 특히 비타베리 화분은 첫날 가져온 물량이 오전에 전부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부스에서 진행하는 체험들은 전부 간단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딸기 컵케이크는 성심당의 ‘딸기 시루’처럼 한 컵에 딸기, 빵 생크림을 겹겹이 쌓아 올리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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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딸기축제 [사진 = 논산시]


신미하 잠뱅이 딸기농장 대표는 “축제는 많이 와봤지만, 부스에 참여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모두 논산에 온 손님들인 만큼 재료도 좋은 걸 쓰려고 했다. 타지 사람들이 논산에 와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논산 관광의 미래, 딸기 축제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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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딸기축제 [사진 = 논산시]


축제는 4일간 53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했으며 13억7000만 원 상당, 141t의 논산 딸기가 팔렸다. 지역 농가, 상인들의 1년간의 수고를 인정받은 결과다. 축제에 방문한 관광객들은 “좋은 가격에 딸기를 구매할 수 있었다” “무대를 보며 음식과 디저트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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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딸기축제 퍼레이드 [문서연 여행+ 기자]


축제의 아쉬운 점으로 주목된 건 역시 주차 문제였다. 논산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4개소 5000여 면의 주차장을 조성하고 셔틀버스를 131대로 늘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주차장 안내가 부족했던 것이 이유가 컸다. 주차장을 전부 지나치고 논산 시민 운동장에 왔다가 도로 유턴한 차들이 대부분이었다. 대전에서 온 한 관광객은 “주차장을 늘리고 하는 시도는 좋았지만, 도로가 너무 복잡했다. 아쉬운 게 많았다”고 전했다.

향후 시는 논산 시민 가족 공원 일원 5만㎡(1만5000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축제장의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발견된 문제점과 보완점 등을 확인해 내년도 준비 과정에 반영시켜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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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호 출렁다리 [사진 = 논산시청]


딸기 축제로 논산 관광엔 청신호가 켜졌다. 논산의 대표 명소인 탑정호 출렁다리가 지난 30일 방문객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논산 딸기 축제와 맞물려 관광객이 급증한 것이다. 2021년 7월에 개장한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는 600m 아시아 최장 길이의 다리로 2023년 전면 무료 개장을 도입했다.

시는 방문객 300만 명 돌파를 발판 삼아 인근 관광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해 관광 활성화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향후 워터파크, 컨벤션센터와 청년 창업 공간 등을 포함한 복합 문화 휴양단지를 조성하면 논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놀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논산 =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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