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만취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음주운전이 의심되더라도 운전을 종료한 뒤 약 50분이 지나 음주 측정된 점 등을 들어 음주운전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김성래)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3년 2월 오후 5시쯤 약 5분간 정선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306%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엉망으로 주차한 이유에 대해 "평소 사이가 안 좋은 이웃 주민의 차가 주차된 것을 보고 출차를 곤란하게 일부러 엉망으로 해놨다"며 "음주를 핑계로 차를 빼주지 않으려고 귀가하자마자 급하게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음주 측정 시점이 A씨가 운전을 종료한 뒤 50분가량 지난 뒤 측정돼 직접적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당일 만취 상태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A씨의 직장 동료들이 '피고인이 근무시간에 술에 취해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도 무죄 판단 근거가 됐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의 당시 진술이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거나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어 피고인 주장을 쉽게 배척할 수 없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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