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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브라운마저…트럼프, 美아이비리그 옥죄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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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대학들과 전례없는 문화전쟁…재정중단 대학만 5곳
컬럼비아·펜실베이니아·하버드·프린스턴·브라운대
반(反)이스라엘주의 차별 금지…대학가 DEI 차단 나서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0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핀란드 대통령 실리 니니스토와 아메틴과 만나는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동부 8개 명문대를 뜻하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연이어 재정 삭감정책을 벌이고 있다. 컬럼비아대를 시작으로 펜실베이니아대,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브라운대(大)까지 벌써 다섯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명문 대학들에 연이어 압박을 주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현지시간)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브라운대에 5억1000만달러(약 7400억원) 규모 보조금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회계연도) 기준으로 브라운대는 연방 정부로부터 보조금과 계약으로 약 1억8400만달러를 받는다. 이번에 중단되는 금액은 3분의 1수준으로 대학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프랭크 도일 브라운대 부총장은 이날 학교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보조금 지급 중단에 대한 소문이 떠돌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표적으로 삼은 다른 대학들은 언제 자신들의 차례가 올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컬럼비아·펜실베이니아·하버드·프린스턴…보조금 중단된 아이비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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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올스턴의 하버드대 캠퍼스에 위치한 건물 외면의모습. [EPA]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부터 세계 유수 대학들을 상대로 재정적 압박에 나섰다.

미 교육부와 법무부, 보건복지부, 연방총무청(GSA)은 지난달 7일 부처 합동 보도자료를 내고 컬럼비아대를 상대로 4억달러(약 5800억원) 규모의 연방보조금과 연방 계약을 즉시 취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모교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에도 예외가 없었다. 백악관은 지난달 19일 “트럼프 행정부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연방 자금 1억7500만달러(약 2500억원) 지원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달 31일 미국 대학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하버드대를 상대로 9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 규모의 연방기관 계약과 보조금을 재검토한다고 했다. 지난 1일에는 프린스턴대가 미 에너지부, 항공우주국(NASA), 국방부 등으로부터 연구 지원금 수십 건이 중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알렸다.

“반(反)이스라엘주의 금지”…대학가 DEI에 철퇴
헤럴드경제

지난해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학생들이 시위의 일환으로 캠퍼스 내에 캠프를 세운 모습. [AP]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명문 대학들에 대한 보조금을 줄줄이 삭감하는 이유는 대학들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비난하는 데 있다. 미국 주요 대학에서는 2023년 가자전쟁 발발 이후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이어졌고 공화당을 중심으로 대학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확산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졌다.

보조금이 중단된 대학들은 모두 지난해 상반기 반이스라엘 시위가 있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학 지원금을 무기로 대학 내 반(反)유대주의 등의 좌파 색채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최근 하버드대를 비롯해 미국 내 60개 대학에 서한을 보내 캠퍼스에서 유대인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면 민권법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실제 미 교육부와 법무부, 보건복지부, 연방총무청(GSA)은 컬럼비아대의 보조금을 중단할 당시 “컬럼비아대는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괴롭힘에 대응하지 았았다”며 향후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 점검 결과에 따라 추가 취소가 이어질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대의 보조금이 중단된 배경에는 3년 전 NCAA 1부 리그 챔피언십 여성 500야드 종목에서 우승한 소속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가 거론된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펜실베이니아대가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을 허용해 여성 기록을 뒤엎고 여자 탈의실에도 접근할 수 있게 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 브라운대 역시 반유대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모두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재정 압박에 백기 든 대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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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10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집회에서 사람들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기 위해 하버드대에 모였다. [AFP]



연구 활동 등에 필수적인 연방 보조금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압박을 가하면서 대학들은 백기를 드는 모습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반이스라엘주의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 지원금 중단을 이용하면서 표현 및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컬럼비아대는 정부의 요구 사항을 수용, 교내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캠퍼스 경찰에 학생 체포권한을 부여하며 중동·남아시아·아프리카 관련 학과와 팔레스타인 연구센터에 대한 감독권한을 가진 선임 교무부처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임시 총장 역시 이번 사태의 여파로 사임했다.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프린스턴대는 법을 준수하고 반이스라엘주의와 모든 형태의 차별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면서 “또한 학문적 자유와 대학의 절차적 권리를 강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3년 말 열린 미국 하원 교육위원회 청문회에서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이 반유대주의와 관련한 질의에 미온적으로 답변했다가 자리에서 잇달아 물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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