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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탄핵 소추 111일, 변론 종결 38일 만이다. 사진은 지난해 3월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개회식에 참석한 윤 전 대통령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4.04.04. photo@newsis.com /사진= |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사흘쨰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머물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중순쯤에야 관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운영이 중단됐고 윤 전 대통령의 공식 SNS(소셜미디어) 계정 안내문도 '대한민국 대통령'에서 '제20대 대통령'으로 변경되는 등 정부 곳곳에서 윤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도 시작됐디.
6일 정치권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헌재의 탄핵소추 인용 결정 이후에도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퇴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윤 전 대통령 관저 퇴거 시점에 대해 "아직 정리할 짐도 있고, 주말은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탄핵 인용 이후 관저를 언제까지 비워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탄핵 인용 후 약 56시간 만에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이사했다. 현재로썬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취임 전 거주했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돌아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아크로비스타는 757가구 규모의 고층 주상복합으로,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 후에도 한남동 관저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이곳에서 출퇴근을 한 바 있다.
대통령 경호처는 사저 위치가 결정되는 대로 경호 조치를 할 계획이다. 경호처는 "관련 법률과 규정 등에 따르 전직 대통령에게 맞는 경호활동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경호처는 전날 회의를 열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경호할 인력 배치, 경호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호처는 아직 퇴거 시점과 장소를 통보받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로 거처를 정하더라도 다음주 중반 이후에나 퇴거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대통령실 홈페이지와 SNS, 포털 등에선 윤 전 대통령의 흔적 지우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윤석열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창구가 돼 왔던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운영이 중단됐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서비스 점검 중'이라는 안내문만 뜨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SNS 계정의 소개 글도,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입니다'에서,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입니다'라는 문구로 수정됐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군부대 지휘관 집무실과 회의실에 걸려 있던 윤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내리라고 지시했고, 외교부도 각 재외공관에 윤 전 대통령 사진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윤 전 대통령 직무 정지 기간에도 매주 일요일마다 소집돼 온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는 이날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만나 약 1시간 정도 차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나 의원에게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해줘서 고맙고 수고했다"고 말했고, 나 의원은 "재판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고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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