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서는 정말 죽고 싶었을까?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밤 12시의 저주와 약속된 죽음 - 故 김웅서 사망 사건'이라는 부제로 유명 인플루언서의 사망에 감춰진 충격적인 비밀을 추적했다.
갑작스러운 그의 사망에 대해 동거녀 홍 씨는 김 씨가 사고사 당했다며 SNS를 통해 부고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그의 회사 측은 고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며 추모하는 글을 게재했고, 이에 그의 죽음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그런데 그날 밤 12시 그의 유튜브 채널에 그가 미리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업로드되어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김 씨는 유서를 통해 자신의 사업 파트너인 김학수를 언급하며 원망과 저주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 또한 그의 유서는 그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음을 암시하는 내용까지 담겨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 유서는 단 4분 만에 돌연 삭제되었고 이에 유족들은 그의 죽음에 의혹을 갖기 시작했다.
김 씨의 가족들은 그가 이혼을 하면서 갈등이 생겼고 이에 김 씨가 사망할 때까지도 거의 절연 상태였다. 뒤늦게 연락을 받고 장례식장에 도착한 가족들은 동거녀 홍 씨와 김 씨가 유서에서 저주를 퍼부었던 김학수 씨가 함께 상주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했고 결국 두 사람은 장례식장을 떠났다.
이에 김 씨의 아버지는 "홍 씨가 아들의 죽음에 대해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근육을 키우기 위해 스테로이드도 맞으면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당연히 믿었다. 그런데 유서가 발견됐고 그 이후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김 씨의 아버지는 홍 씨가 유서를 삭제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홍 씨에게서 아들의 휴대전화를 어렵게 받아냈다는 아버지는 아들의 휴대전화에 담긴 통화 기록과 메모 등 아들의 죽음에 대한 단서가 될만한 모든 것을 포렌식으로 복원해 분석했다. 그리고 홍 씨가 아들의 자살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김 씨가 유서에서 언급한 김학수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다. 김학수 씨는 김 씨가 왜 그런 유서를 남겼는지 이해는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부터 수익금 정산 문제로 갈등이 시작됐고 이에 김 씨를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까지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학수 씨는 소송으로 김 씨가 연말부터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고 자신에게 가압류라도 풀어달라고 찾아왔다며 "그래서 다시 잘해보자, 합의점을 찾아보자고 했다. 그런데 다음 날 나를 횡령 사기로 소송을 걸어왔다"라고 갈등이 심화된 원인을 공개했다.
하지만 김 씨가 사망한 것이 자신의 탓인 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렸고, 홍 씨가 도와달라고 해서 상주를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씨의 유서가 안 나왔으면 평생 죄책감으로 살았을 것 같다며 홍 씨와의 관계도 아무것도 아니라며 시계를 챙기러 가려는 홍 씨를 도우려고 했던 것도 단순하게 도와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홍 씨가 자신을 완전히 악인으로 만들었다며 홍 씨가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자신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은 홍 씨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홍 씨는 항간에 자신을 "제2의 이은해"라고 하는 등 자신이 김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이야기에 대해 "김 씨 성격이 여자 때문에 죽으라고 가스라이팅 당할 성격도 아니다. 그리고 보험금을 노렸다는데 김 씨는 보험이 실비보험 하나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죽음을 택한 것이 명예와 압박감 때문이라며 이혼 소송과 김학수와의 소송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것에 대한 압박이 컸다고 말했다. 또한 김학수에게 상주를 맡긴 이유에 대해서는 "김학수 때문에 죽었다는 생각은 못 했다. 김 씨가 가족을 원망하고 싫어해서 맡길 사람이 김학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고인의 유서를 삭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감정이 가득 섞인 글처럼 보였다"라며 고인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홍 씨는 그동안 김 씨가 수많은 자살 징후를 보였고 이를 막기 위해 자신도 노력했음을 밝혔다. 또한 사망 전날에도 김 씨가 걱정되어 그를 만나 설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뒤늦게 발견한 메시지를 보고 "새벽에 문자를 보낸 건 신고해달라는 신호 아니었을까 싶었고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더라"라며 그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김 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녹음 파일 1천700개 중 홍 씨와의 통화가 430개라며 마치 김 씨의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은 두 사람의 대화를 공개했다.
특히 김 씨는 사망 전 장례지도사와도 미리 통화를 했고 홍 씨도 이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 김 씨는 장례지도사에게 사망진단서가 아내에게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고, 김 씨가 사망하자 홍 씨는 김 씨가 미리 연락을 했던 장례지도사에게 연락을 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는 것이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 씨 아버지는 "얼마든지 살릴 수 있었던 기회를 다 놓쳤다. 홍 씨 외에 다른 사람이 한 명만 알았더라도 아들을 살렸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사망 전 유언과 상속 정보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그는 유언 공정증서를 작성해 자신의 둘째 아들이자 홍 씨의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했다. 그리고 미성년자 아들을 대신해 실제 집행자는 홍 씨가 되었고 사망 열흘 전 가맹점은 홍 씨에게 명의 이전했다.
인생의 마지막 한 달을 죽음을 준비하며 보낸 김 씨. 이에 김 씨 아버지는 "홍 씨와 1월 6일부터 25일까지 소통한다. 그런데 그 시간을 증여, 유증으로 시간을 다 보냈다"라며 "그 사이 유증과 증여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자살방조의 동기가 되지 않냐"라고 홍 씨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 씨의 자살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포렌식을 통해 복원된 아들의 메모 중 사망 15시간 전 작성된 것을 발견했다. 해당 메모에는 김 씨가 홍 씨를 만나 인생이 힘들었고 그를 원망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이를 김 씨의 아버지는 사망 당일 업로드했던 유서의 원래 내용 중 일부일 것이라 추측했다.
제작진은 홍 씨를 다시 만나서 주변에 김 씨가 죽음을 준비하고 있던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이에 홍 씨는 자신의 어머니에게는 말했다며 김 씨의 가족들에게는 김 씨가 가족들을 싫어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에게 전 재산을 넘기는 것에 동의했지만 언제든지 김 씨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홍 씨가 김 씨와 상속이나 죽음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지적하자 홍 씨는 "반응해 주면 더 급발진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일까 봐 그랬다.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그를 달래는 방법이라 인식했다"라고 했다.
번개탄 구매 사실도 인지했던 홍 씨. 하지만 역시 김 씨에게 가족들은 나쁜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알릴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내가 부족하게 말려서 이 사람이 죽었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난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죄책감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 씨의 계획을 일부 도운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홍 씨는 "본인이 마지막 가는 길을 도와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걸 따른 것뿐이다. 따르면서도 말리고 그랬다. 그런데 내가 막는다고 해서 막을 수 있었을까"라면서도 죽음을 바람 잡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씨의 아버지는 홍 씨와 직접 만나 왜 그를 말리지 않았는지 가족에게 알려주지 않았는지 물었다. 이에 홍 씨는 이유가 있었다며 해명했으나 김 씨의 아버지에게는 어떤 것도 납득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전문가는 홍 씨에게 자살방조죄를 적용할 수 있냐는 물음에 "재판부는 자살을 결심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인지하면서 실행 행위 자체를 도와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행 행위에서 홍 씨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 이 부분과 관련된 증거가 유독 없다는 게 눈에 띈다"라며 "당사자가 자살에 대한 의지가 너무 세다. 홍 씨가 자살을 하도록 권유한 적도 없다. 만류를 한 적도 많기 때문에 홍 씨의 의도를 입증하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는 "시계를 가져가야 하니까 문을 열어놓거나 현관 비번을 바꿔놓아라, 부고 문자 보내야 하니까 휴대전화 비번 풀어놓든가 알려달라 등의 내용이 있다. 그 내용들을 보기 전에는 절대 자살방조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 내용들을 보고는 갸우뚱하게 된다"라고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전문가는 "오랜 시간 자살 계획을 공유했다. 그렇기 때문에 김 씨가 죽을 것을 몰랐다고 하기에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 유족은 이런 행위들이 자살을 용이하게 했다, 이런 입장에서 고소를 통해 판단을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거 같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김 씨의 입장에서 홍 씨는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대상으로 관계 정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홍 씨는 김 씨가 살기를 바랐다고 하지만 그의 행동은 그의 주장과 너무 대치된다. 고인을 위한 배려였다고 하는데 모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늘은 안 죽을 거지? 하는데 김 씨가 먼저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홍 씨가 이야기를 했다. 계속 죽음을 각성시키고 환기시키고 이런 모습들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또 다른 전문가는 "사랑하고 집착했던 남성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현실적으로 죽음 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자연히 넘어간 것 같다. 충분히 죽음을 예방할 수 있거나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씨가 남기고자 한 다잉 메시지는 무엇일까? 전문가는 "진짜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 그냥 준비하고 자살한다. 하지만 김 씨는 하나하나 계획하고 공유했다. 이는 일종의 도움 요청, 내가 이렇게 죽고 싶어라고 말함으로써 나 정말 살고 싶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누군가 막아주고 누군가 하지 말라고 얘기해 주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홍 씨가 보낸 자료에는 그가 진심으로 김 씨의 죽음을 만류한 메시지도 있다며 "그런데 문자를 보낸 홍 씨와 통화를 한 홍 씨는 사뭇 달라 보인다. 죽음이라는 비극을 두고 농담처럼 말하고 웃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죽음을 기정사실화한 듯 꼼꼼히 돈과 사업을 인수인계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가족들에게 비수가 되는 말들에 대해서도 유족들은 조금은 더 납득이 되는 진심을 듣고 싶어 한다"라며 모두를 그를 아까워 그리워하는 사람들인 만큼 홍 씨가 지금이라도 더 진솔한 이야기를 유족에게 해주길 빌었다.
또한 시간이 지나 가족들의 아픔과 상실감이 극복될 수 있기를 억측이나 의혹으로 그의 죽음이 얼룩지지 않기를 빌었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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