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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액면세 폐지' 맞은 알·테·쉬…어디로 움직일까?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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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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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서 상호관세에 대해 연설을 하며 한국 25% 등 세계 각국에 부과될 상호 관세율을 설명하고 있다. 2025.04.03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최대 49%의 상호 관세를 발표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부과한 20% 관세에 상호관세 34%까지 더해지며 총 54%의 관세를 물게 됐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800달러 이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면세'(De Minimis) 제도를 중국산에 대해선 종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업체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5월 2일부터 중국과 홍콩에서 수입되는 800달러 이하의 소액소포는 수입가격의 30% 또는 건당 25달러의 고정 관세를 내야 한다. 중국 전자상거래업계는 미국 세관이 둘 중 높은 금액에 따라 관세를 징수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고정 관세는 6월1일부터는 건당 50달러로 인상된다.

테무나 쉬인에서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사는 미국 소비자에게 수십 달러에 달하는 관세를 내라는 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의 물건을 사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소액면세 제품의 평균 가격은 54달러에 불과하다.

소액면세 폐지가 발표된 이후 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식예탁증서(ADR)는 0.4% 내린 129.33달러, 테무 모회사 핀둬둬는 4.5% 하락한 113.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뒤인 4일에는 두 주식이 각각 9.89%, 8.32% 추락했다. 런던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쉬인은 상장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소액면세 제도를 이용해 미국 시장을 휩쓴 테무·쉬인

소액물품 면세제도는 미국 관세법 321조에서 규정한 '소액면세'(De Minimis)에 따른 것으로 신고금액이 800달러 이하인 소액물품은 관세를 징수하지 않는 제도다. 소액물품은 무관세 간이통관 절차인 'T86'(Entry Type 86)으로 통관이 진행되어 왔다.

지난 2월1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액면세 제도를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지 않는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관세 징수를 시작했으나 물류대란이 일어나자 같은 달 7일 관세 징수 시스템을 개선할 때까지 중국에 대한 소액면세를 유지한다고 밝혔는데, 이번에 5월 2일부로 폐지가 확정됐다.

원래 소액면세는 징수 비용이 관세보다 높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소액물품에 대해 관세를 면세해주던 제도다. 2016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소액면세 기준액을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대폭 높이면서 미국의 소액면세 기준액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처음 미국의 소액면세 기준액 상향으로 혜택을 본 건 아마존이다. 하지만 테무가 2022년 9월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테무·쉬인 등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소액면세를 이용해 미국 판매를 급격히 늘려왔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에 따르면 작년 소액면세 제도를 통해 수입된 소포는 13억6000만개로 매일 300만~400만개의 소포가 미국으로 쏟아졌는데, 이중 약 60%를 중국산 제품이 차지했다. 같은 해 미국이 소액면세 제도를 통한 수입한 금액은 646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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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출입 규모/그래픽=김지영

테무·쉬인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의 가격 우위를 이용해 미국 시장을 휩쓸면서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업체의 수출도 급증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출입규모는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조6300억위안(약 526조원)이다. 이중 수출이 약 7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2일 상호관세와 함께 발표된 소액면세 제도 폐지는 무관세 간이통관절차인 'T86'이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앞으로 통관 기간을 포함한 전체 배송 기간이 늘어나고 세관신고 비용도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중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액면세 폐지로 해외 물류창고 증대…미국 대신 한국·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

중국에서는 소액면제 폐지로 해외 시장에 직접 물류 창고를 건설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쉬인은 해외 물류창고의 발송 비중이 5%, 테무는 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미국 시장 비중을 줄이고 동남아, 유럽,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며 시장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쿼 알리바바닷컴 총재는 얼마 전 인터뷰에서 "T86이 취소되면 국제 소포 방식은 거의 불가능해지고 해외 판매업체가 대량의 물품을 현지에 비축한 이후 소매로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해외 물류 창고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광둥성의 한 수출업체 관계자도 중국 언론에 "주문의 90%는 국제소포로 보낸다. 800달러 이하 제품의 면세정책이 폐지되면 가격 우위가 사라지고 미국 시장 판매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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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몰 앱 순위/그래픽=김지영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업체에게는 인근에 위치한 한국도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이미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지마켓과 합작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월 종합몰 앱 순위에서 알리 앱 활성 이용자수는 874만명으로 2위, 테무는 784만명으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영향력이 크다. 미국의 소액면세 제도 폐지가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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