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최근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인플루언서 故 김웅서 사망 미스터리에 대해 집중 조명됐다.
지난 2월 3일 헬스 유튜버 김웅서 씨가 사망했다. 당시 김 씨의 사망을 두고 그를 최초 발견 전 동거녀 홍주영(가명) 씨는 고인이 ‘사고사’를 당했다고 부고를 알렸다. 하지만 김 씨의 회사에서는 고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알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에 대해 김씨의 가족들은 유서에 등장한 김학수씨와 전 동거녀 홍씨를 의심했다. 가족과 상의도 없이 빈소를 차린 것도 모자라 유서에 저주처럼 쓰인 김학수씨가 상주로 있었기 때문. 또한 홍씨는 가족들에게 왜 찾아왔냐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홍씨는 2021년 유부남이던 고인과 외도로 사실혼 관계를 시작했고 이듬해 아들을 낳았다. 장례 당시 고인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던 고인은 유튜브에 올라온 유서를 삭제했고, 장례식장을 벗어난 뒤에는 김학수씨에게 고인의 집에 들러 시계를 챙기자는 말도 했다.
특히 홍씨는 고인의 아버지를 만나 고인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근육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다가 결국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구체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유서가 발견되면서 상황은 180도로 달라졌다.
이에 대해 김학수씨는 “저한테 희대의 사기꾼, 성범죄자라고 썼다. 왜 그렇게 썼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털어놨다. 김학수씨는 고인과 동업자로, 뷰티 관련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고인에게 2021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그러나 김학수씨는 고인의 불륜에서 비롯한 오너리스크를 언급했다. 홍씨와의 불륜으로 22년 7월부터 매출이 떨어졌으며 전 아내와의 이혼 위자료와 이유 모를 출금이 이어졌다. 결국 김학수씨는 고인을 횡령·배임으로 고소했다.
가압류가지 청구하자 생활이 어려워졌던 고인은 12월, 김학수씨에게 가압류라도 풀어달라며 잘 지내보자고 연락을 해왔다. 하지만 그다음 날 바로 고소가 들어왔고 사이는 회복될 수 없었다.
김학수씨는 상주를 한 것에 대해 “원래는 할 생각이 없었는데 홍주연이 도와달라고 했다. 소송 전만해도 이 사람을 책임지려고 했다. 그 유서가 안 나왔으면 죄책감에 살았을 거다”라며 “시계를 챙겨야겠다고 한 것도 도울 건 도와주자는 마음이었다. 녹취는 제가 공개했다. 홍주연이 나를 악인으로 몰더라”라고 말했다.
홍주연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고인이 죽음을 택한 이유에 대해 “명예, 돈에 대한 압박감”이라며 “이혼 소송으로 재산 분할이 8억이 나왔다. 또 김학수가 가압류를 걸었다고 하더라. 그걸 풀려면 공탁금 1억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힘들어했다. 그 이후로 죽고 싶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웅서가 가족을 정말 싫어했다. 자기 죽으면 장례식에서 내쫓으라고 할 만큼 싫어했다. 그래서 핸드폰을 주지 않았다”라며 “유서를 삭제한 것도 너무 감정적이었다. 더 불미스러운 소문이 날까 봐 그랬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고인이 죽음을 이야기할 때마다 아들을 생각하라며 말려왔다고 밝혔다. 또한 사망 전날 함께 밥을 먹고도 걱정이 되어 아이를 재운 뒤 다시 고인을 찾아 죽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돌아왔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고인은 다음날 새벽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차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고인의 아버지는 홍씨가 아들의 자살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아들의 핸드폰에 녹음된 1700개의 녹취 중 홍씨와 통화한 430개를 들으며 그 생각을 굳혔다고 말했다. 긴 통화 속에서 홍씨는 고인의 자살을 말리기도 하지만 “죽기 전에 핸드폰 비밀번호 풀고 가라”, “오빠 시계 중에 아들이 뭘 가졌으면 좋겠냐” 등 함께 자살을 계획하는 듯한 내용도 남겨있었기 때문.
고인은 1월 한 달 동안 홍씨와 전화통화를 하며 유언공정증서를 통해 모든 재산을 둘째 아들에게 넘기고 유언집행자를 홍씨로 남겼다. 자신이 죽으면 전 아내에게 재산분할이 전혀 되지 않을 테니 첫째 아들을 잘 챙겨달라는 부탁도 했다.
그리고 고인이 사망하기 15시간 전인 2월 2일 오후 1시 19분, 자신에게 썼다가 지운 메시지에는 ‘홍씨를 만나 인생이 꼬였고 그녀를 원망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는 해당 내용이 4분 만에 삭제된 유서에 들어갈 내용이라고 봤다.
다시 만난 홍씨는 “계속 말렸다. 살아보자고 했다. 하는 말들이 모두 사망계획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반응해주면 급발진하고 더 충동적인 행동을 보일까 봐 그랬던 것”이라며 녹취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저도 하루하루가 미칠 거 같았다. PD님처럼 ‘안 말리고 뭐 했냐’는 말을 들으면 ‘더 어떻게 말렸어야 했냐’라고 묻는다”라며 “저도 내가 부족하게 말려서 이 사람이 죽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는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죄책감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김웅서씨가 이렇게 해야지만 본인걸 지킬 수 있다고 해서 도와달라고 했다. 그래서 따른 거다. 따르면서도 말리고 따르면서도 말리고. 왔다 갔다 했다”라고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죽음을 바란 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투데이/한은수 ( onli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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