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개 서울 내 새마을금고 중 배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대학교병원으로 14.04%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서울에서 배당률 1위를 기록한 새마을금고는 다름 아닌 병원 안에 있는 ‘직장인금고’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새마을금고는 올해 배당률 14.04%를 기록하며 서울시 229개 금고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 2위 역시 병원 내 직장인 금고인 서울아산병원 새마을금고로, 배당률은 8%였다.
대부분 금고가 3% 이하 배당에 머물고, 네 곳 중 한 곳은 0%대 배당에 그친 상황에서 병원 직원들만 아는 ‘고수익 금고’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 직장인금고는 전체 229개 금고 중 단 23곳에 불과하지만, 배당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직장인금고의 평균 배당률은 4.07%로, 전체 평균인 2.54%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시 전체 새마을금고 배당률을 보면 ▷3%대 배당이 95곳으로 가장 많았고 ▷4%대 33곳 ▷2%대 32곳 ▷5%~10% 미만은 5곳이었다. 반면 0%대 배당 금고도 60곳에 달해 금고 간 수익 편차가 뚜렷했다.
배당률 1·2위 공통점은 ‘직장인금고’…높은 배당의 이유는 구조적 특성
배당률 1·2위를 기록한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금고의 공통점은 바로 ‘직장인금고’라는 점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특정 업종 특성 때문이라기보다는 직장인금고라는 조직 형태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고수익 배경을 설명했다.
직장인 금고는 해당 직장에 재직 중인 직원만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새마을금고의 한 형태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금고’와는 운영 방식이 다르다. 가령 서울대병원 금고는 조합원 자격을 서울대병원 소속 직원 혹은 서울대 병원과 협력관계에 있는 법인·단체 소속자로 제한하고 있다.
직장인금고는 대부분 고정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중심이어서 자금 유입이 안정적이다. 급여이체를 통해 수신을 확보하고, 내부 조합원 대상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산 운용이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고위험 자산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가계대출 중심의 보수적인 운영을 택하는 점도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금고의 자본비율은 83.95%로, 전국 지역금고 평균인 8.2%를 크게 웃돌았다. 자산 규모는 200억~300억 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내부 안정성과 낮은 리스크 구조를 기반으로 꾸준한 수익을 기록내며 고배당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지역금고에 적용된 ‘배당 제한’…직장인 금고는 ‘예외’
배당 구조에서도 직장인금고는 지역금고보다 자유로운 구조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1월부터 부실 우려가 제기된 지역금고에 대해 배당률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결손 상태가 아니고 임의 적립금이 있으면 ‘정기예탁금 연평균 금리+2%포인트’ 범위 내에서 배당할 수 있었지만, 새 기준에서는 경영실태 및 건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배당 한도가 달라졌다.
구체적으로 ▷2023년 이익이 있었던 손실금고는 3% ▷2023년에도 손실을 기록한 금고는 2.5%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금고는 2% 이내로 배당이 제한된다.
반면 직장인금고는 이같은 배당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당기순이익과 잉여금이 충분한 경우 조합원 총회 의결만으로 자율적 배당이 가능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직장인금고는 PF 대출 없이도 안정적인 순이익을 낼 수 있고, 총회 의결만 거치면 상대적으로 고배당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과세 혜택까지…“직장인 금고 조합원 유인 요소”
새마을금고 조합원은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신협·농협·수협)에 예치한 총 3000만원 이하 예금 상품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 14%가 면제된다. 또 출자 배당금에 대해서는 2000만원 한도로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직장인금고 가입조건을 충족한 회원이 새마을금고에 출자금 1000만원을 1년간 예치한 경우, 배당률 14.04%를 적용하면 배당수익은 140만4000원이다. 단 금고별로 출자 최대금액 제한이 있어, 개별 금고에 문의가 필요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출자 배당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조합원 유인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