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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이틀째 폭락 9600조원 증발…‘관세發 R의 공포’ 탈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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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에 中도 보복관세·매파 파월…또 펜데믹급 마감
나스닥 약세장 진입, 다우·S&P500 조정 국면
헤럴드경제

뉴욕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뉴욕증시는 4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충격에 또다시 폭락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반발해 내놓은 대미 보복관세를 미·중 무역전쟁 신호탄으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공포에 휩싸여 위험자산 탈출 러시를 가속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3~4일) 시가총액 6조6000억 달러(약 9600조원)가 빠지면서 2020년 3월 펜데믹 이후 최악의 날을 맞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무려 2,231.07포인트(5.50%) 급락한 38,314.8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22.44포인트(5.97%) 떨어진 5,074.08, 나스닥종합지수는 962.82포인트(5.82%) 미끄러진 15,587.79를 각각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낙폭은 전날보다 더 커지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6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조정 국면(최고점 대비 10% 이상↓)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었다. S&P500지수는 역대 최고점(2월19일·6,144.43) 대비 17.46%, 다우지수는 고점(작년 12월4일 45,073.63) 대비 14.99% 가라앉은 수준이다.

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16일 기록(20,204.58) 대비 22.85% 곤두박질치며 약세장(최고점 대비 20% 이상↓)에 진입했다.

이날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단 14개 종목만 전일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S&P500과 나스닥은 202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지난 7주 가운데 6주간 마이너스 행보다.

중국은 이날 “오는 10일을 기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고했다. 34%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틀 전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책정한 관세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잘못 대응했다. 그들은 패닉 상태”라며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평했다. 그는 관세 여파로 흔들린 시장과 관련 “내 정책들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부자가 될 기회다. 지금 미국 시장에 투자한다면 어느 때보다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내리기에 완벽한 시점”이라며 파월 의장에게 “정치를 중단하고 금리를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이날 경제 전문기자 협의체 SABEW 연례총회에서 트럼프 2기 관세 인상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고 지적하면서 “관세가 향후 수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규 데이터와 전망 변화, 위험 균형 등을 충분히 지켜본 후에 통화정책 조정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고, 연준 풋(Fed Put)을 기대했던 시장은 낙담했다.

이날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은 급락세를 지속했다.

중국 보복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엔비디아·애플·테슬라 낙폭이 두드러졌다. 엔비디아 7.36%, 애플 7.29%, 테슬라 10.42% 각각 떨어졌다.

그 외 마이크로소프트 3.56%, 알파벳(구글 모기업) 3.40%, 아마존 4.15%,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5.06% 밀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YTD) 31.81% 급락했다. 백악관 측은 전날 대만에 대한 32% 상호관세가 반도체 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동종업계 AMD 주가는 8.57%, 브로드컴 5.01%, 퀄컴 8.58% 각각 뒷걸음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전날 9.88% 하락에 이어 이날 7.60% 추가 낙하하며, 주간 실적이 2001년 9월 이후 24년래 최악 수준을 나타냈다.

인텔은 대만반도체제조회사 TSMC와 파운드리 합작 법인 설립 조건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기대를 모았으나 주가는 11.50% 후진했다. TSMC 주가도 6.75% 내렸다.

미국의 다국적 화학기업 듀폰은 중국이 트럼프 관세에 맞대응, 듀폰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후 주가가 12.75% 미끄러졌다.

중국 수출 규모가 큰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주가도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뒷걸음치며 다우지수 급락을 부추겼다.

투자자문사 바워삭 캐피털 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 에밀리 바워삭은 “강세장은 죽었다. 이념가들과 자해 상처가 시장을 파괴했다”며 “시장이 조만간 바닥을 치겠지만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장기적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 공포에 ‘안전자산’ 미 국채 수요가 치솟으며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9.5bp(1bp=0.01%) 낮은 3.86%까지 내려갔다가 견조한 고용 지표와 매파적인 파월 발언에 낙폭을 좁혔다.

하지만 파월의 매파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시간 기준,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 이상 인하할 확률은 96.2%로 전일 대비 17.5%포인트나 높아졌다.

연내 2차례(각 25bp) 이상 인하 가능성은 92.8%, 3차례 이상 인하 가능성은 69.8%로 반영됐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5.29포인트(50.93%)나 치솟은 45.31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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