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하면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됐다. 선고 직전 발표된 한국갤럽 정례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다른 잠룡들의 선호도 수치를 모두 합한 것보다 이 대표의 선호도가 더 높았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선호도 응답은 의견을 유보한 ‘부동층’ 비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조사(4월 1주차) 결과에 따르면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질문(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자유응답)에 이 대표가 34%로 1위를 기록했다. 이 대표에 대한 선호도 수치는 직전 조사(3월 4주차)와 같았다.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는 후보명을 제시하지 않고 유권자가 스스로 답한 인물을 기록해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갤럽 제공] |
나아가 김 장관을 포함해 선호도 1% 이상을 나타내며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이름을 올린 잠룡들 각각의 선호도를 모두 더해도 이 대표 한 명의 선호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 장관에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2%로 각각 집계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각각 1%를 기록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3월 1주차 조사(2%) 이후 1년 1개월여만에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 장관을 포함해 이들 7명의 선호도를 전부 합해도 23%에 그친다. 조사된 수치로만 놓고 볼 때 이 대표에 대한 선호도보다 11%p 적게 나타나는 셈이다.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선 선호도 1% 미만이 나온 인물의 경우 별도로 공개되지 않고 ‘기타 인물’로 묶이는데,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기타 인물’에 약 20명이 포함됐고 전체의 5% 비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을 비롯해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린 잠룡들의 선호도 총합에 ‘기타 인물’ 5%를 더해도 28%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에도 민주당이 차기 대선과 관련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이유는 여론조사에도 나타나는 부동층의 비율 때문이다. 향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실제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데, 부동층 비율이 이 대표에 대한 선호도 수치만큼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 제공] |
이번 조사에서도 ‘의견 유보’ 비율이 38%로, 이 대표 선호도 34%보다 4%p 높았다. 이 대표가 다른 잠룡들 모두에 앞서고도 정작 ‘부동층’에는 진 셈이다. 아울러 한국갤럽 정례 조사에서 부동층 비율은 2월 2주차(30%) 이후 오름세다. 올해 발표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중 이번 조사에서 부동층 비율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직전 대선에서 이 대표가 윤 전 대통령에게 0.73%p(24만7077표) 차이로 패배한 것을 두고 두고 곱씹고 있다. ‘석패’할 수 있는 요인을 줄여 다음 대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 내부 구성원들의 생각이다.
이 대표가 ‘기업’과 ‘성장’을 강조하면서 중도 확장에 신경쓰는 것도 이 부동층 비율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기 대선 정국이 달아오를수록 진영 결집으로 사실상 양자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 된 상황에서, 부동층 표심 잡기는 이 대표가 확실하게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3.7%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