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의 메가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배구 황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라스트 댄스' 축포를 쏘지 못하게 발목을 잡았다. 벼랑 끝으로 몰렸던 정관장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5선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로 역전승 했다.
이로써 정관장은 원정 1, 2차전을 내준 뒤 안방에서 1승을 챙기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11~12시즌 이후 13년 만의 챔프전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챔프전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둔 흥국생명의 우승 확정을 다음 기회로 미루는데 성공했다.
정관장 선수들이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
흥국생명도 김연경이 29득점, 투크루 부르주(등록명 투트쿠) 21득점을 기록하는 등 둘이 총 50득점을 합작했지만 승리를 낚지 못했다. 결국 두 팀은 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챔프전 4차전으로 승부를 가리게 됐다.
1세트는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김연경은 초반부터 정관장을 밀어붙이며 1세트에서만 7득점을 기록해 승리에 견인했다. 10-8 상황에서 연속으로 공격을 성공시킨 김연경은 20-16에서도 다이렉트 킬, 메가의 공격 차단으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듀스를 이어가며 양 팀 모두 끈질기게 30점 고지를 넘겼다. 23-24에서 김연경의 직선타로 듀스를 만든 뒤 랠리를 이어갔고, 34-34에서 대각선 공격 등이 통하며 36-34로 2세트도 가져왔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세트 단일팀 득점 최다점(36점)을 올렸다.
그러나 정관장은 3세트와 4세트에서 전세를 뒤집었다. 3세트를 잡고 추격을 시작한 정관장은 4세트에서 메가와 부키리치가 해결사 노릇을 했다. 24-19 세트 포인트에서 부키리치가 공격에 성공하며 세트 스코어 2-2로 균형을 맞췄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역전승 한 뒤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뉴스1 |
5세트도 정관장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5-3에서 메가의 직선 공격과 표승주의 오픈 공격 등으로 점수를 벌렸다. 이후 13-10에서 부키리치의 서브 에이스가 터졌고, 14-11 매치 포인트에서 메가가 퀵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경기 후 "V리그 역사에 남을 감독적인 경기"라며 "우리 선수들이 정상적인 몸 상태였다면 이 정도 감동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들 온몸이 아프면서도 뒤집은 건 정말 멋진 경기였고,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수들의 부상 투혼을 언급하며 "부키리치는 발목이 아픈 상태에서도 공격 연습을 해보겠다고 했다. (부상 선수가 많아) 우리 팀에서 유일하게 공격 연습을 한 선수"라며 "부키리치는 챔피언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