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 미국 메사추세츠 월덤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를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다섯째)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그룹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
아틀라스, 스폿 등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수만 대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내 사업장에 수년 내 투입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투자의 일환으로 앞으로 수년 동안 수만 대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구매할 계획”이라며 “이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세계적인 모바일 로봇 제조업체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2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60억달러는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하고 혁신을 촉진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혁신 투자의 일부가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생산현장에서 점점 더 많은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준공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형 로봇 ‘스폿’이 투입돼 자동차의 외부 품질 검사에 사용되고 있다. 인간 형상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도 생산에 도움이 될 정도로 개발이 진행될 경우 즉시 HMGMA에 배치할 계획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현대차그룹은 협력을 통해 모바일 로보틱스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타운홀 미팅에서 장 부회장은 “물리적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은 현대차그룹의 비즈니스 환경을 새로운 단계로 변화시킬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는 협력을 통해 로보틱스 산업 분야의 리더십을 더 빨리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년 동안 로보틱스 분야에 새로운 참가자가 크게 증가했다”며 “미래 모바일 산업에서 첨단 로봇이 가질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며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현대차그룹과 협력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이 지분의 88%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12%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와 풋옵션 계약을 맺고 2025년 6월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미국 증시에 상장하지 못하면 소프트뱅크그룹의 잔여 지분을 사주기로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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