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외신들 차기 리더십 등 주목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소리치고 있다. 2025.04.04 |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자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분열된 정치 상황이 해결될지 주목하며 다가올 대선에도 시선을 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의 국제 무역 질서 재편 과정 속에 협상에 나설 신임 대통령 후보에 대한 관심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은 한국 정치의 격동의 한 장을 마감하는 것"이라며 "다가올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선두 주자는 좌파 성향의 야당(민주당) 대표 이재명"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이 대표는 인기가 있지만 분열적인 정치인"이라고 평가하며 "지난해 정치 테러를 받았지만 견뎌냈다"고 표현했다. 이어 "집권 보수당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을 계기로 분열했다"며 "아직 차기 대선후보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간 한국은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트럼프와 직접 대화하고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한덕수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트럼프와 한 총리의 통화는 요원한 듯하다"고 전했다. WSJ은 "한국의 차기 지도자는 트럼프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협력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면서 "지난(바이든) 정부 때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한 돈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부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썼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기자실 내 모니터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영국 BBC는 탄핵정국에서 깊어진 한국의 정치적 분열에 주목했다. 방송은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지만, 한국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며 "가장 먼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 판결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의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은 법원이 편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탄핵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으면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BBC는 "대한민국 사람의 4분의 1이 이전에 치러진 주요 선거가 조작됐다고 믿고 있고, 투표시스템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면서 "계엄령은 정치인이 휘두를 수 있는 도구라는 주장을 지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개헌 요구까지 나오는 한국 상황을 지적하며 "윤 전 대통령이 (이날 결과에) 어떤 대응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한국의 회복 속도가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가디언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이 지연되면서 한국 사회는 깊은 분열을 보여줬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동맹국들은 경각심에 떨어야 했다"면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의 불복 집회 등으로 국가적 분열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아사히신문 역시 이날 호외를 통해 "탄핵을 둘러싼 여야와 여론의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혼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파면 결정 이후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면서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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