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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방석’ 떨쳐낸 대구 시민들 “묵은 체증 내려가…힘든 지형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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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1시22분, 대구시 중구 씨지브이(CGV)대구한일 극장 앞에서 헌법재판소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파면 결정이 나자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질렀다. 김규현기자


“시민이 승리했습니다.“ “윤석열은 끝났다!“



헌법재판소가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에 파면을 선고한 4일 오전 11시22분, 대구시 중구 씨지브이(CGV)대구한일 극장 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 300여명은 모두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질렀다. 시민들은 만세를 부르고,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고, 고생했다며 서로를 다독였다.



“드디어 헌재가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받아들인 것 같아 감격스럽습니다.” 한 달 전부터 빠지지 않고 대구에서 열린 탄핵 집회에 나왔다는 김정태(24)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는 “학생이다 보니 평일에는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 마음이 불편했다. 오늘 파면 선고 결과를 보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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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1시22분, 대구시 중구 씨지브이(CGV)대구한일 극장 앞에서 헌법재판소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파면 결정이 나자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질렀다. 김규현기자


강유정(26)씨도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난 4개월 동안 많은 시민이 고생했는데, 이제야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전선영(39)씨도 “정말 하루하루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전전긍긍하며 보냈다. 오늘 결과를 보고 다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은(34) 생명평화아시아 활동가도 “시민들과 함께 파면 결과를 지켜보는 순간이 굉장히 뭉클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은 결국 시민의 힘이라는 것을 오늘 선고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나와 생중계를 지켜본 장재연(57)씨는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한 결과를 두고 마음 졸였다. 시민의 힘이 결국 이겼다고 생각하니 정말 북 받친다”며 “탄핵 집회에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대구·경북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표현하기 힘든 지형이란 것을 실감했다. 이제부터라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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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1시22분, 대구시 중구 씨지브이(CGV)대구한일 극장 앞에서 헌법재판소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파면 결정이 나자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질렀다. 김규현기자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는 선고 뒤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파면이 122일 만에 결정됐다. 이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에 덕분에 가능했다”며 “윤석열은 파면됐지만, 끝이 아니다. 내란죄 수사와 처벌이 남았다.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면서 내란을 선동한 내란 세력 처벌도 남았다”고 밝혔다.



이길우 대구시국회의 상임대표(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이 자리에서 대구시민들과 함께 쉼없이 달려온 결과 헌재가 ‘8:0’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불안과 우려도 있었고, 지치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함께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임성종 대구시국회의 공동대표(대구경북추모연대 대표)도 “이제 우리는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광장에서 외친 차별과 혐오, 불평등 문제를 넘어 다시 만날 새로운 세상을 위해 대구시민이 앞정설 것이다. 새로운 대구,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오늘 과장의 열기를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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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가 4일 오전 헌법재판소 선고 뒤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규현 기자


지역 시민사회도 모두 환영 논평을 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윤석열 파면은 사필귀정이다. 시민의 힘으로 광장의 민주주의를 일상의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자”고 밝혔다. 대구참여연대도 “윤석열 파면은 국민의 승리다. 내란세력 심판하고, 새로운 민주공화국 수립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잇따라 입장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윤석열의 헌법 파괴 행위에 저항해 온 국민의 승리”라고 했고, 진보당 대구시당도 “너무나 응당한 결과이다.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우리는 오늘 비로소 빼앗긴 일상을 시민이 직접 되찾았다. 이제 윤석열은 감옥으로 보내고 우리는 미래로 가자”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대구시당은 “대구가 당선시킨 대통령의 파면이라는 치욕스러운 결과 앞에 대구시민이 먼저 승복하고, 극우로 치달았던 모습들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구시민의 승복이야말로 대한민국 정치의 혼란을 막는 가장 중요한 시발이다. 대구시민의 분열된 마음을 치유하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는 이날 저녁 7시 대구시 중구 공평네거리 앞 도로에서 마지막 집회인 ‘윤석열 파면! 국민의힘 해체! 제26차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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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국민의힘 해체! 제26차 대구시민시국대회’ 안내문.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 제공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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