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촛불행동 등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만장일치로 인용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관련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4일 주요 외신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소식을 주요 기사로 실시간 보도했다. 특히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한 선고 요지 중 "국가긴급권 행사가 정당화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헌법을 위반했다"는 등 주요 내용을 속보로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에 수십 년 사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한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헌재가 국회의 탄핵을 인용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국회에 파견해 대한민국 정치를 혼란에 빠뜨린 지 4개월 만"에 파면됐다고 전했다.
외신은 이번 판결로 한미 관계를 비롯한 한국의 외교 활동이 정상화될 것인지 주목했다. 로이터는 "이번 판결이 경제 성장 둔화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행정부와의 관계 구축 노력을 어렵게 한 몇 개월의 정치적 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면서도 "수개월 동안 시위가 이어졌으며,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이 이번 법원 판결로 완화될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라고 평했다.
CNN은 "이번 사건은 한때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동맹으로 불렸던 윤 전 대통령의 극적인 쇠퇴를 보여준다"며 "그는 2023년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며 미국과 편안한 관계를 과시하고 한미 간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자 했으나 일각에서는 국내 문제에서 주의를 돌리려는 이상한 행동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이력을 언급하며 "수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투옥에 관여해 명성을 얻었지만, 지금은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운명을 맞은 검사 출신 정치인의 주목할 만한 몰락"이라고 평했다.
이어 "주요 세계 경제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은 정치적 혼란으로 세계정세의 험난한 파도에서 방향을 잃은 듯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수십 년 동안 외교 정책 규범을 뒤집고 세계 무역 시스템을 해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역사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시쳥하고 있다. 2025.04.04. |
한국의 차기 대선에 관해서도 언급됐다. AP통신은 "한국은 이제 새 대통령을 찾기 위해 2개월 안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여론 조사에 따르면 주요 진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이 한국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선고 전후 재판소 인근 탄핵 찬반 시위대 상황도 상세히 전했다. AP통신은 "탄핵 찬성 집회 사람들은 판결이 발표되자 환호의 눈물을 흘리며 춤을 췄다"며 "여성 두 명은 껴안으며 울었고 그들 근처에 있던 한 노인이 벌떡 일어나 기쁨에 소리쳤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만약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이런 장면이 펼쳐질 것 같다"며 "도심 중심 광장에 있는 TV 화면을 보던 수천 명의 사람은 최종 판결이 읽히자 마치 승리의 골이 나온 것처럼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마지막 휘슬이 울린 뒤 그들은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원을 그리며 춤을 췄다"며 "수백 개의 깃발이 흔들렸고 비눗방울을 부는 이도 있었다"고 했다.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을 전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판결이 나오자 눈물을 흘리고 욕설하는 사람들로 현장이 아비규환이 됐다"며 "이들은 '재판관들 다 죽어라' '이게 무슨 일이냐'며 비난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윤 전 대통령 파면 관련 내용이 양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와 웨이보에서 모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현지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