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 탄핵심판 선고…재계도 촉각
재계 "혼란스러운 정국 조속히 안정화되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이 통제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재계 역시 긴장감을 유지한 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고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이 수습되며 불확실성을 극복할 기반이 마련되길 희망하는 분위기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111일 만에 결론을 내리게 됐다. 탄핵심판 결정의 효력은 선고 즉시 발생하며,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 기각·각하 결정 시 직무에 복귀한다.
앞서 경제단체 대한상의가 조사(제조업체 2113개사)를 벌인 결과, 기업 39.7%가 올해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 매출 목표 수준보다 낮게 설정했고, 기업 21.8%가 올해 상반기 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을 꼽았다. 재계 맏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은 최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상 문제, 금융 불안, 정치적 이슈 등 국내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어려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구나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이 트럼프발(發) 관세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 시점에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도 해소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앞서 미국 정부는 전날(3일)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호관세 품목에서 제외된 반도체와 관련해서도 이날 "(관세 도입이) 곧 시작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재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기대하고 있다. /더팩트 DB |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혼란이 가중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탄핵심판 선고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 이슈 등 여러 주요 현안에 대해 개별 기업이 대응하는 건 쉽지 않다"며 "정국이 안정돼 함께 힘을 더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선고 이후에도 분열 기조가 이어지며 오히려 갈등과 혼란이 가중돼 '경제 살리기'가 국정의 우선순위에서 더욱 멀어질 가능성은 재계 입장에서 걱정거리다. 앞서 탄핵 찬성과 반대를 놓고 '내전' 우려가 나올 정도로 지지자들의 갈등이 격화됐으나, 탄핵심판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은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앞서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발언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한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HD현대, SK에코플랜트, GS건설, 대한항공 등 헌법재판소·광화문 집회 현장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기업들은 이날 공동 연차를 사용하거나,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다. 경찰은 비상 대응 단계 중 최고 수준인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전 인력 즉각 동원 체계를 구축, 치안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탄핵심판 선고로 인해 바빠진 기업도 있다. 현재 이동통신 3사는 네트워크 운용에 부담이 예상되는 인파 밀집 지역을 집중 관리 중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집회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기존 장비를 사전에 점검하고 추가 개통, 이동기지국 배치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뉴스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서비스 이용량 급증에 대비하고 있다. 서버 가용량을 기존 대비 최대 10배까지 확보하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대응 체계를 수립했다.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직후 트래픽이 몰리면서 네이버 카페 등 일부 서비스가 접속 장애를 빚은 바 있다.
rock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