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4.04. jhope@newsis.com |
[서울=뉴시스]최은수 이다솜 이태성 우지은 기자, 김지현 인턴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목전에 두고 한남동 관저 앞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한 모양새다. 윤 대통령 지지자 5000여명은 "대통령 즉각 복귀"를, 탄핵 찬성 단체 500여명은 "파면"을 외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탄핵 찬성 측과 탄핵 반대 측이 각각 자리를 잡고 집회를 하며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오전 10시까지 집계된 인원(경찰 비공식 추산)은 탄핵 찬성 측 500명, 탄핵 반대 측 5000명이 모여 관저 앞이 인파들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관저 정문 앞은 경찰 버스로 만든 차벽이 세워졌고 인도에도 질서유지선이 설치됐다. 관저 정문을 향하는 인도는 일반 시민의 통행도 제한됐다.
광화문→관저 앞으로 이동한 지지자들, 5000명 집결…"대통령 복귀해야"
자유통일당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전날 헌법재판소와 광화문 일대에서 밤샘 집회 후 이날 오전 일찍부터 한남동 관저 인근으로 대거 집결했다. 이들은 관저 인근인 벤츠 매장 앞에서 오전 9시부터 집회를 진행한 뒤 함께 선고 생중계를 시청한다.
이날 오전 7시께 지지자들은 벤츠 매장 앞 한남대로 3개 차로를 차지한 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었다. 쌀쌀한 아침 날씨에 은박 담요를 두르고 모자와 목도리를 착용한 지지자들의 표정은 기대감과 불안이 뒤섞였다.
이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탄핵 무효" "탄핵 기각" 구호를 외쳤다. 목에 핏줄 세운 채 주먹을 불끈 쥔 지지자들도 있었다.
모자에 '사랑해요 윤석열'이 적힌 배지를 달고 온 이상규(62)씨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나왔다. 당연히 기각돼야 한다. 공산국가로 가면 안 된다"라며 "탄핵이 되면 죽고 싶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모(72·여)씨도 한숨을 쉬면서 "기각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속병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오전 6시께 160명이었던 지지자들은 집회가 시작된 오전 9시께 1200명까지 불어났다. 30분 뒤에는 3000명이 모였고 오전 10시 기준 5000명으로 집계됐다. 인파가 빠르게 늘어나자 북한남삼거리 신호등 뒤쪽으로도 의자가 설치됐다.
오전 9시 집회가 시작되자 사회자는 "우리는 이겼습니다! 오늘 헌재 선고는 4대4 기각이다!"라고 외쳤고, 참가자들은 "자유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몸을 좌우로 흔들며 방방 뛰는 등 선고 전부터 축제 분위기를 방불케했다.
남양주에서 온 한백철(80)씨는 탄핵 선고를 앞두고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기각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인용되면 세상 살 맛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인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인 일신빌동 앞에 탄핵 찬성 단체인 촛불행동이 집회를 열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2025.04.04 |
밤샘 농성 벌인 탄찬…"국민이 승리할 것" 기대
탄핵 찬성 측 시민단체인 촛불행동도 한남동 일신빌동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인 뒤 오전 10시부터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남대로 3개 차로를 차지한 이들은 트럭과 방송 차량을 대기 시켜 헌재 선고 생중계에 대비했다. 현장에는 은박 돗자리와 주황색 침낭이 펼쳐져 있는 등 밤샘 농성을 펼친 흔적이 역력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전봉준투쟁단 등 복장을 입고 꽹가리와 장구 든 무리 10여명이 연주하면서 시민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왔다는 대학생 이모(24)씨는 "어제 저녁 7시에 올라왔다. 선고 되면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그동안 헌정역사를 봤을 때 대학생이 움직이면 결과가 좋았다. 이번에도 대다수 국민이 승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천에서 온 40대 여성 이은지씨는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있던 시점에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살아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번 기회에 '정치 이야기를 왜 하냐'라는 인식에 대해 사람들이 각성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씨와 함께 온 40대 남성 한모씨는 "계엄 이후 젊은층이 응원봉을 들고 빛의 혁명에 나섰다"라며 "관심을 계속 이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선고 시간이 다가올수록 탄핵 찬반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팽팽해졌다. 이에 경찰은 양진영 간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일신빌딩 일대 인도에 질서유지선을 세우고 인도 통행을 막았다. 관저 앞 쪽에서 탄핵 반대 측 인파 30여명이 탄핵 찬성 측 집회를 지나갈 때도 서로 충돌하지 않게 힘썼다.
이날 관저 인근인 한강진역에 인파가 몰리자 서울교통공사는 6호선 한강진역을 오전 9시부터 무정차로 운행하고 역사 출입구를 임시 폐쇄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연다. 윤 대통령은 이날 헌재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하면서 관저에서 탄핵심판 결과를 생중계로 지켜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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